軍 “M14로는 덧신 신으면 위력 부족”…국과수 감정

폭발 지점, 北 지뢰 매설 추정지서 수십m 이격

22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 상공에서 수리온 헬기가 이동하고 있다. 전날 인근 DMZ에서 지뢰 추정 폭발 사고로 육군 장병들이 중상을 입어 군 당국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연합]
22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 상공에서 수리온 헬기가 이동하고 있다. 전날 인근 DMZ에서 지뢰 추정 폭발 사고로 육군 장병들이 중상을 입어 군 당국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연합]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은 두 차례였다. 선두에서 수색로를 개척하던 공병 중사가 먼저 폭발에 부상했고, 안전조치를 위해 움직인 수색대대장이 2차 폭발로 다쳤다.

합동참모본부는 23일 국방부에서 작전병력 초동 진술을 토대로 한 중간 확인 사항을 설명했다.

사고 당일 새벽 사단 주관 안전성 평가를 거쳐 수색로 개척 작전이 시행됐다. 간부 15명과 병사 3명 등 18명이 지뢰개척조·예초조·엄호조로 편성돼 투입됐다. 기존 수색로가 아니라 좌표만 갖고 신규 수색로를 개척해 군사분계선(MDL) 방향으로 접근하는 작전이었다. 허리 높이 수풀을 예초하고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을 반복해야 하는 고난도 작전으로, 수색대대장이 직접 현장에 나가 통제했다.

안면부까지 덮는 완전방호복을 착용하고 선두에 섰던 공병 중사 쪽에서 1차 폭발이 발생했다. 합참 관계자는 “‘여기까지 하고 돌아가자’ 하면 일렬 대형에서 선두가 후미가 되는데, 중사 쪽에서 폭발이 있었고 대대장이 뒤돌아보다 또 터졌다는 것이 현장 진술”이라며 “뒤로 돌아선 시점이었는지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차 폭발은 대대장이 부상자에 대한 안전조치를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두 사람 모두 방탄조끼와 지뢰전투화, 지뢰덧신 등 방호장구를 규정대로 착용한 상태였다. 합참 관계자는 “안전거리를 두고 작전했고 대대장이 안전조치를 위해 움직인 것이지 붙어서 이동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상 정도가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접촉 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단정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방호장구를 완전히 착용한 상태에서 수술이 필요한 중상이 나온 점을 두고 합참 관계자는 “M14 발목지뢰는 덧신을 신었을 때 충분한 위력을 가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과학수사 결과와 현장 합동조사 결과, 대공 용의점까지 봐야 하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단정해 말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군은 우리 군 M14 대인지뢰만으로는 지뢰덧신을 착용한 병력에 이 정도 부상을 입히기 어렵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하며 폭발물의 피아 구분을 위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에 착수했다.

합참 관계자는 “다음 주에 1차 감정이 가능할 것이고 이후 추가 결과도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폭발물 파편이 포함됐는지, 목재인지 플라스틱인지에 대해서는 “수사와 정밀조사가 있어 현 단계에서는 제한된다”고 답했다. 최종 조사에는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와 방첩 관련 인원이 참여하며 매설 주체와 의도성 여부까지 규명 대상에 포함된다.

두 차례 폭발이 잇따른 만큼 유실 지뢰보다 매설 가능성이 크지 않느냐는 질문에 합참 관계자는 “계획된 지뢰일 수도 있고, 퇴적물이 떠내려오면서 겹쳤을 수도 있다”며 “폭발음은 한 번인데 몇 개가 터진 것인지도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폭발 지점과 후송 지점, 북한군 지형 변화 식별 지점은 모두 다른 위치로 확인됐다. 북한군 지뢰 매설 추정 지역이 MDL 근방이라면 폭발은 그 남방에서 발생했고, 매설 추정 지역과는 수십 m 떨어져 있다.

MDL까지의 거리에 대해서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오차가 있어 몇 m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근접 지역이라는 표현을 유지했다.

사고 지역에는 규모가 크지 않은 하천이 곡류하며 흐르고 경사가 급한 곳도 있다. 합참 관계자는 “하천을 따라 유실될 가능성도 있다”며 “물이 얼마나 불어났는지, 올해인지 지난해인지조차 모두 열어두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형 변화 추정 지역이 감시 사각지대여서 위성 등 다른 감시장비로 확인했다고도 밝혔다.

작전병력 중 2명이 바디캠을 착용했으나 폭발 장면은 담기지 않았다. 합참 관계자는 “수풀만 찍힌 상황이며 계속 돌려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폭발음 녹음 여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헬기 투입 전 대북 통지와 근접 최전방초소(GP) 방송이 이뤄졌다. 합참 관계자는 “직승기가 들어간다는 것을 한 번이 아니라 계속 알렸고, 북한군 특이 동향은 없었다”며 “유엔사 협조로 단계별 공조를 평시보다 빠르게 진행해 즉시 승인됐다”고 설명했다.

필요한 안전조치로는 수색로 폭 확대와 재개척, DMZ 작전에 익숙하지 않은 조사 인원에 대한 예행연습 등이 꼽혔다. 합참 관계자는 “적이 있는 근접 지역이어서 들어가는 날짜조차 안전조치의 일부”라며 “신속과 조속이 장병 안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현장 안내에 투입될 수 있는 병력에 대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조치도 병행한다.

당초 다음 주 초로 예정돼 있던 유엔사의 지뢰지대 추정 지역 현장조사는 순연됐다. 상황 발생 지점에 대한 현장 확인을 마친 뒤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환자 현황은 중상 2명, 경상 1명이다. 중상자 2명은 수술을 마치고 회복 중이며 경상자 1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정밀검진을 받은 15명은 전날과 이날 퇴원했고 필요한 인원은 지속적으로 추가 진료를 받는다.


rimsclub@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