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상생배달앱 지원에 1240억원 신규 편성

공공배달앱 선정해 집중 지원…97%는 할인쿠폰

쿠폰 종료 후 이용자 유지는 ‘과제’

배달라이더가 대기하는 모습.[연합뉴스]
배달라이더가 대기하는 모습.[연합뉴스]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정부가 민간 배달플랫폼의 독과점을 완화하고 소상공인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내년 공공배달앱 육성에 1240억원을 투입한다. 전국 공공배달앱 가운데 경쟁력 있는 3~4개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예산의 약 97%인 1200억원이 소비자 할인쿠폰에 투입될 예정이어서 할인 지원이 끝난 뒤에도 공공배달앱 육성 효과가 이어질 지가 관건이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의 202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중기부는 ‘상생배달앱 지원’ 사업을 신설하고 1240억원을 편성했다. 민간 배달플랫폼의 독과점을 완화하고 공공배달앱을 소비자와 입점업체, 라이더가 이용하고 싶은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취지다.

다만 모든 공공배달앱에 예산을 나눠주는 것은 아니다. 경쟁력 있는 앱을 추려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중기부는 전국에서 운영 중인 공공배달앱 가운데 공공성과 시장성 등을 평가해 3~4개를 ‘상생배달앱’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중기부는 이달 선정 공고를 내고 11월께 상생배달앱을 선정한 뒤 12월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예산 지원에 들어간다. 평가 과정에서는 소상공인이 부담하는 수수료 수준과 상생협력 의지 등 공공성뿐 아니라 시장점유율 확대 방안과 이용 편의성 등 시장성도 함께 살펴볼 계획이다.

문제는 예산 대부분이 소비자 할인에 투입된다는 점이다. 중기부가 전날 내년도 예산안 브리핑에서 밝힌 세부 계획에 따르면 1240억원 가운데 1200억원은 소비자 할인쿠폰, 나머지 40억원은 홍보에 사용할 예정이다. 전체 예산의 약 97%가 할인쿠폰에 들어가는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할인쿠폰 지원만으로는 공공배달앱을 성장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할인쿠폰으로 단기간 이용자를 끌어모으더라도 재정 지원이 끝난 뒤 이용률 유지가 안 된다는 지적이다.

중기부는 앞서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한 공공배달앱 할인 지원에서 일정 부분 효과가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가 650억원을 투입해 6개월간 지원한 결과 공공배달앱 점유율은 6.5%에서 11%까지 상승했다. 다만 지원이 종료된 이후 점유율은 서서히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은청 중기부 상생협력정책국장은 브리핑에서 “지원이 끝나자 바로 빠진 것은 아니고 락인(Lock-In)효과가 있어 천천히 빠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비쿠폰 사업만 가지고 점유율을 계속 높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에 중기부는 할인쿠폰과 함께 공공배달앱의 자체 경쟁력을 높이려는 방안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우수 음식점의 입점을 유도하고 지역화폐·온누리상품권과 연계해 이용자를 붙잡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정부 예산안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향후 배달 라이더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중기부는 상생배달앱을 소비자와 입점업체뿐 아니라 라이더도 이용하고 싶은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지원 방안은 향후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추가 반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가 공공배달앱 육성에 힘을 싣는 데는 민간 배달플랫폼의 독과점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도 깔려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에서 배달앱 시장의 독과점 문제를 지적하며 실질적인 경쟁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문했다.

결국 내년 공공배달앱 사업의 성패는 대규모 할인쿠폰으로 확보한 이용자를 얼마나 장기간 붙잡아둘 수 있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중기부 역시 소비쿠폰만으로는 공공배달앱의 점유율을 지속해서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보고 입점업체 확대와 결제수단 연계 등 경쟁력 강화 방안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b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