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휴면계좌 1553만개, 잔액 1087억원
서금원 상반기에만 휴면자산 2058억원 반환
2000만원 이하 온라인 조회 후 당일지급 신청 가능
여러 종류 카드포인트도 여신협 통합조회로 확인
[헤럴드경제=정호원·김서현 기자] 직장인 김진아(29) 씨는 최근 오래 사용하지 않은 계좌를 조회했다가 예상치 못한 돈을 찾았다. 조회를 시작한 지 약 10분 만에 확인된 금액은 32만원가량이었다.
김씨는 “대부분 대학생 때 만들었거나 대출을 받으면서 잠깐 개설했던 계좌였다”며 “요즘 쓰는 계좌만 계속 이용하다 보니 예전 통장에 돈이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잊고 있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를 맞아 장기간 거래하지 않은 예금과 보험금, 여러 카드사에 흩어진 포인트 등 ‘숨은 금융자산’을 확인해볼 만하다. 개인별로는 소액일 수 있지만 주인을 기다리는 돈을 모두 합하면 수천억원에 달한다. 온라인에서 본인인증만 거치면 한꺼번에 조회하고 계좌로 돌려받을 수도 있다.
잠든 예금 1553만개…온라인으로 바로 찾는다
지난 8월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5대 시중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휴면계좌는 총 1552만9132개로 집계됐다. 이들 계좌에 남아 있는 잔액만 1087억1000만원에 달했다.
서민금융진흥원이 관리하는 휴면예금과 보험금 규모도 상당하다. 서금원은 올해 상반기에만 41만4000건, 2058억원을 원권리자에게 돌려줬다. 건당 평균 지급액은 49만7000원이다. 2008년 관련 업무를 시작한 이후 올해 6월까지 누적 지급액은 2조5408억원에 이른다.
휴면예금은 이자 지급 등 최종 거래일로부터 5년이 지나도록 찾아가지 않아 소멸시효가 완성된 은행·저축은행 등의 예·적금과 부금 등을 말한다. 휴면보험금은 해지·실효환급금이나 만기보험금, 계약자배당금 등을 청구할 수 있게 된 뒤 3년이 지나도록 찾아가지 않은 돈이다.
서금원의 ‘휴면예금 찾아줌’ 홈페이지나 ‘서민금융 잇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본인인증을 하면 서금원에 출연된 본인 명의의 휴면예금과 보험금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 조회된 금액이 2000만원 이하라면 본인 명의 계좌를 선택해 온라인으로 지급을 신청할 수 있다. 정상적으로 접수되면 당일 입금된다.
금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해당 금융회사 영업점이나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정부24와 어카운트인포, 내보험찾아줌, 일부 은행·마이데이터 앱을 통해서도 조회하거나 지급을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 이용이 어렵다면 서민금융콜센터 또는 금융회사 영업점과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이용하면 된다.
올해 상반기 휴면예금 지급건수의 63.9%가 정부24와 어카운트인포, 금융회사 앱 등 비대면 연계 채널을 통해 지급됐다. 서금원은 지난 6월부터 50만원 이하 휴면예금을 토스 앱에서 조회해 토스페이머니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는데, 서비스 도입 한 달 만에 6만건, 10억4000만원이 주인을 찾았다.
은행들도 휴면예금으로 넘어가기 전 고객에게 이를 알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휴면계좌 편입을 앞둔 고객에게 안내하고 휴면예금을 찾아가도록 하는 대고객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며 “오랫동안 이용하지 않은 금융회사가 있다면 등록된 연락처와 주소부터 최신 정보인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휴면예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휴면예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서금원과 연계해 앱에서 휴면예금·보험금을 한 번에 조회하고 지급 신청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숨은 금융자산 찾아주기’ 콘텐츠를 통해 어카운트인포와 휴면계좌통합조회시스템 등 장기 미거래 자산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여신협 통합조회’서 여러 회사 카드 포인트 한 번에 확인
카드포인트도 숨은 돈이다. 신용·체크카드를 사용하면서 쌓인 포인트는 여신금융협회 ‘카드포인트 통합조회·계좌입금 서비스’에서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 통상 적립 후 5년이 지나면 소멸하지만 카드사와 포인트 종류에 따라 유효기간이 다를 수 있어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금융감독원이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2025년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에서 소멸한 포인트는 총 5018억1600만원에 달했다. 2021년 1018억1900만원, 2022년 1065억8900만원, 2023년 1026억5800만원, 2024년 970억8500만원, 지난해 936억6500만원이 각각 사라졌다. 매년 1000억원 안팎의 포인트가 사용되지 못한 채 소멸한 셈이다.
여신금융협회 카드포인트 통합조회 사이트에 접속해 개인정보 이용에 동의하고 본인인증을 거치면 카드사별 잔여 포인트와 현금화 가능한 포인트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계좌입금을 선택한 뒤 본인 명의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현금화 신청도 가능하다. 카드사에 따라 실시간 또는 다음 영업일 안에 입금된다. 별도의 앱 설치나 수수료는 필요 없다.
현금화가 가능한 포인트는 1포인트 단위로 계좌입금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항공사 마일리지 등 제휴사가 별도로 관리하는 일부 포인트는 통합조회·현금화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계좌입금 신청은 개인회원만 가능하고 카드사별 하루 한 차례로 제한된다.
실제 이용자 입장에서는 여러 카드사에 흩어진 포인트를 한꺼번에 모아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한 이용자는 “카드사별로 보면 몇 천원, 몇 만원 수준이라 별생각이 없었는데 한 번에 조회해보니 생각보다 꽤 큰 금액이 됐다”며 “몇 번의 인증만 거치면 계좌로 바로 받을 수 있어 간편했다”고 말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과거 이벤트나 혜택을 받기 위해 카드를 발급받았다가 이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오래 쓰지 않은 카드에 남아 있는 포인트는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잊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조회 서비스를 이용하면 카드사별 포인트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소멸 전에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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