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 금지 법제화 철회 가닥
부담느낀 與, 주총 특별결의로 선회
조만간 당정협의회서 방안 확정 예정
청와대 의중·법사위 논의 등 과제로
당정이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의 3연임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에서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정하도록 방향을 선회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3연임 금지 법제화에 대해 여권 내 위헌 가능성이 제기된 데다, 자칫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당국 안팎의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6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과 금융당국은 최근 이 같은 방향으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방안은 조만간 열릴 당정협의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관련기사 3면
여당 모 의원은 “법으로 연임을 제한하는 방식은 무리가 있다고 보고 주주총회나 이사회 특별결의 요건을 강화하는 쪽으로 바꾼 것으로 안다”며 “당국의 3연임 제한 법제화 방안에서 특별결의 쪽으로 선회하기로 한 것에 대해 큰 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원도 “그런 이야기가 나온 건 맞으며 논의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도 “의원들 사이에서 연임 금지를 법제화하는 당국의 방안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개진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 CEO들의 이른바 ‘장기 집권’을 두고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비판하면서 금융당국은 업계의 관행처럼 여겨져 온 3연임을 법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한 차례만 허용하는 1안과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을 상향하는 2안을 초안으로 한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들고 정무위 의원들을 찾아 설명했다.
특히 1안에 대해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위헌 소지 등 다양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금융당국은 재검토에 들어갔다. 여권 일각에서는 7월 들어 국내 주식시장이 조정장에 들어선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여당 의원들은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과 3연임 등을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두도록 하는 법안들을 발의했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김현정, 박홍배 의원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예컨대 박홍배 의원안의 경우 “대형 금융회사 대표이사의 최초 선임은 주주총회 결의로 하고 대표 이사의 연임은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의결하도록 함”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후 정부안이 만들어지면 법안소위에서 같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지주 3연임 법제화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반대한 사안이다. ISS는 5월 헤럴드경제의 서면 질의에 “경영진 임기에 대한 고정된 규제적 제한보다는 ▷이사회의 독립성 요건 ▷정기적인 이사 재선임 절차 ▷주주에 대한 명확한 책임성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며 “성과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적용되는 경직된 캡(상한)은 이사회의 재량권이라는 중요한 요소를 제거하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답한 바 있다. 국내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최대 80%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3연임 요건 외에 ▷금융사고 발생 시 임원의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 ▷개별 임원의 보수 지급계획에 대해 주주 통제를 받도록 하는 ‘세이온페이’ 도입을 공식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 임기 구조를 차등화하는 ‘차등임기제’ 등도 지배구조 개선안에 담길 전망이다. 다만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이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 사항인 만큼, 청와대와 추가 논의 등을 거쳐 방안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논의 과정에서 일부 수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서상혁·주소현·박혜림·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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