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기업 1491곳에 정책자금 1461억원 지원

9~10월 1056곳 거치기간 종료…전체 70.8%

긴급자금 원금 상환 본격화에 부담 가중

정부, 상환기간 연장·새출발기금 연계 지원

‘티메프 큐텐 사태 피해 판매자 및 피해자 연합 검은우산 집회’. [헤럴드DB]
‘티메프 큐텐 사태 피해 판매자 및 피해자 연합 검은우산 집회’. [헤럴드DB]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티몬·위메프(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발생한 지 2년이 지났지만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악몽’은 끝나지 않고 있다. 당시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지원받았던 긴급 정책자금의 거치기간이 잇따라 끝나면서 이번에는 원금 상환 부담이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티메프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1491곳에 총 1461억원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했다.

문제는 사태 발생 당시 공급한 정책자금의 거치기간이 끝나면서 본격적인 원금 상환 시기가 돌아왔다는 점이다. 이달 거치기간이 종료되는 피해기업은 609곳, 다음 달에는 447곳이다. 두 달 동안에만 모두 1056곳으로 전체 지원기업의 70.8%에 달한다. 이들 기업에 지원된 자금은 총 1115억원 규모다.

티메프 사태는 2024년 여름 티몬과 위메프가 입점 판매자들에게 판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판매자들은 이미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했지만 정산대금을 받지 못하면서 갑작스러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특히 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 판매자와 소상공인에게 미정산 사태의 충격이 집중됐다.

당시 긴급 정책자금이 피해기업의 급한 유동성 위기를 넘기는 역할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금 상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손실을 본 기업들의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자금 원금 상환 부담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정부가 티메프 피해기업을 대상으로 추가 채무조정에 나섰다. 중기부는 지난 22일 티메프 피해기업의 상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차주별 맞춤형 채무조정제도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피해기업의 상환 상태에 따라 정상 상환 중인 기업은 중진공·소진공 자체 채무조정 제도를 활용하고, 연체가 발생한 기업은 새출발기금 등 외부 채무조정 제도와 연계하기로 했다.

중진공은 원금을 10% 이상 갚은 기업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원금 상환액을 기존 상환액의 20% 수준으로 낮춰주는 ‘소액성실상환 연계지원’을 실시한다. 해당 기간 성실하게 상환하면 상환기간을 1년 연장할 수 있도록 연계하고, 일시적으로 상환이 어려운 기업에는 상환 유예도 지원한다.

소진공 정책자금을 이용한 소상공인 가운데 정상적으로 상환하고 있거나 연체 기간이 30일 이하인 경우에는 상환기간을 최대 7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사업을 접고 임금근로자로 전환한 폐업 소상공인에게는 1년 이상 근속할 경우 정책자금 금리를 0.5%포인트 낮춰주는 지원도 제공한다.

티메프 사태 발생 2년이 지나면서 피해기업 지원의 초점도 긴급 유동성 공급에서 정책자금 상환 부담을 낮추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9~10월에만 전체 지원기업의 70.8%가 거치기간 종료를 맞는 만큼 피해기업의 상환 부담을 낮추는 것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정부는 상환 유예와 기간 연장, 외부 채무조정 연계 등을 통해 피해기업의 부담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티몬·위메프 사태로 피해를 본 기업들이 정책자금 상환으로 다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라며 “기업별 상환 여건에 맞는 채무조정제도를 적극 안내·지원해 상환 부담을 덜고 경영 정상화를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다.


b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