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백 2배 확대 효과없자 ‘실탄동원’
베선트 “정례 국채입찰 지속” 즉답회피
달리오 “채권 팔고 금·비트코인 사라”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를 사들이는 데 현금 1조달러(약 1383조원)를 동원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장기 국채금리가 20년 만에 최고수준까지 올라 국채 바이백(재매입) 규모를 두배 확대한다고 밝혔으나 효과가 없자 추가 ‘실탄’까지 동원하려는 모습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바이백 확대 방침을 발표한 이후 추가적인 시장 조치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24일(현지시간) CNBC는 미 재무부 고위 당국자 두 명을 인용해 재무부가 국채 바이백에 쓸 재원으로 재무부 일반계정(TGA)을 활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TGA는 미 정부가 중앙은행(Fed)에 개설한 일종의 ‘정부 통장’으로 세금과 국채 발행 등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보관한다. 일종의 비상금 성격이다. 현재 잔액은 약 9500억달러로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목표치였던 5500억~6000억달러를 한참 웃돈다.
재무부가 TGA에까지 눈을 돌리는 이유는 최근 장기금리가 급등하고 있어서다. 재무부는 19일 거래가 뜸한 장기 비지표물 국채의 회당 바이백 한도를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늘렸다. 발표 직후 30년 만기 금리가 0.09%포인트 급락했지만 효과는 얼마 가지 못했다. 수십조달러 규모의 미 국채시장에서 회당 수십억달러의 바이백만으로 금리를 끌어내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확보해둔 현금으로 장기채를 매입할 수 있는 TGA가 새로운 카드로 떠올랐다.
실제로 이날 미 재무부가 TGA를 활용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미 장기 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5.235%, 10년 만기 금리가 연 4.706%로 전날보다 각각 0.041%포인트, 0.032%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19일 바이백 확대 발표 직후에도 30년 만기 금리가 연 5.18% 부근까지 급락했다가 다시 상승한 만큼 효과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TGA를 동원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CNBC는 “재무부가 TGA 현금을 바이백에 투입한 뒤 잔액을 현재 수준으로 복원하려면 결국 세금을 더 걷거나 국채를 추가 발행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베선트 장관은 이날 이란 제재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장기 국채 입찰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정례적인 국채 입찰 프로그램을 계속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국채 입찰 규모에 대한 결정은 예정대로 다음 분기 국채발행계획 때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채 바이백 규모를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우리는 아직 국채를 단 한 장도 사들이지 않았다”며 “다음 바이백은 9월 9일”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최근 장기금리 급등을 국가부채 증가에 대한 시장의 구조적인 재평가라기보다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에 따른 현상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늘면서 장기채 수급이 일시적으로 악화했다는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바이백 확대는 수익률이 기초적인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믿는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재무부의 낙관론과 온도차가 있는 경고도 나온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는 미국 정부의 재정 상황을 두고 “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부채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쌓여 큰 충격 없이는 관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약 3년 후, 앞뒤로 2년 정도의 오차 범위에서 (미국의 부채)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투자자들에게는 채권 비중을 줄이고 금과 비트코인 등 정부가 직접 발행하지 않는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을 조언했다. 정목희 기자
mokiy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