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한진해운 이용 비중이 높은 수출업체들은 하역비 등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당장 납품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아우성치고 있다.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업체의 경우 미국의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시즌 등을 앞두고 물량을 쌓아둬야 하는 시기지만 하역을 못 해 납기가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타이어 업계도 겨울용 타이어를 이달까지 납품해야 하고, 제지 업계는 납기일을 맞추려면 항공운송을 활용해야 하지만 배 이상 드는 비용이 부담이다. 특히 김, 김치 등 농식품 업체들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황이지만 배가 묶여 제품 전량을 폐기해야할 상황에 놓였다. 정부는 국내외 유관기관 등에 전담인력을 배치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문제는 하역비, 운송비 등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는 현재 선박 압류금지명령(스테이오더)이 발효된 주요 거점항으로 한진해운 선박을 이동해 화물 하역 후 최종 목적지까지 수송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계획과 달리 육상, 철도 등 다른 수단으로 화물을 옮길 경우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운송대행 업체(포워딩 업체)들이 한진해운 협력업체나 수출 중소기업에 지원되는 긴급경영안정자금 활용을 정부에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출업 관련 전문가들은 비용 부담을 감안해서라도 납기일을 꼭 지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바이어의 신뢰를 확보하고, 지속적인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무역협회, 코트라 등에 따르면 배가 항구에 도착해도 하역이 중단된 경우라면 하역료, 보증금 등 비용을 먼저 내면 작업이 가능하다. 대납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납기일을 맞추려면 선납을 해서라도 하역 작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납기가 급하거나 중요한 화물은 추가 비용이 들더라도 우선 항공운송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바이어와 사전 협의를 통해 최소한의 물량만 항공편으로 보내고 나머지는 해상을 통해 짐을 내린 뒤 육로로 운송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 수출업체들의 경우 하역비, 운송비 등의 비용 부담이 클 수밖에 없지만 최대한 납기일을 맞추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피해 기업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해외 물류 지원도 보다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