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 지표와 연준 위원 발언 하나하나에 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것은 연준이 시장에 일관된 정책 방향을 보여주지 못해 생긴 혼란이라는 지적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8월 미국 비농업 신규 고용자 수가 예상치를 하회한 이후 열린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외국인의 2720억원 순매수 영향으로 21.77포인트(1.07%) 상승했고, 전날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지지 발언에는 외국인의 2190억원 순매도에 46.39포인트(2.28%) 하락했다.

불과 6거래일만에 68.16포인트가 변동한 셈이다.

외환시장 역시 동일한 양상으로 급격하게 흔들렸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지난 5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12.10원 하락했으나 12일에는 전날보다 15.10원 상승했다.

특히 지난 7일에는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영향에 전날보다 15.2원이 하락하며 출렁였다.

업계에서는 최근의 시장 변동이 의아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와 연준 위원의 말 한 마디에 시장이 급변하는 양상은 과거에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8월 미국 비농업 신규 고용자 수가 발표된 이후 개장한 9월 7일 코스피는 2.82포인트(0.15%) 하락하는 데 그쳤다.

당시 발표된 신규 고용자 17만3000명(계절 조정치) 증가는 2008년 4월 이후 최저치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하락했다는 것을 알리는 지표였지만 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두고, 지난해 기준 금리 인상 이후 찾아온 혼란을 거론한다. 경제적 혼란이 시장에 트라우마를 남겼다는 지적이다.

기준금리 인상 이후 안전자산으로 글로벌 자금이 이동하면서, 올해 1월 중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2년만에 처음으로 27달러선까지 하락하고 중국 경기에 대한 둔화 우려가 재부각되며 시장은 패닉을 보였다.

1월 20일 당시 코스피는 44.19포인트(2.34%) 하락하고, 공포지수(VKOSPI) 역시 최고 수준인 24.04까지 급등했다.

이러한 충격이 시장과 연준이 소통하는 방식을 바꿨다는 지적이다.

기준금리 인상 전만 해도 연준이 제시하는 실업률 5%와 물가상승률 2%는 시장에게 일종의 가늠자 역할을 했다.

그러나 실제로 기준금리 인상할 당시인 12월에 발표된 물가상승률 지표는 2%를 하회했다. 연준 스스로도 성명서를 통해 이를 인정했다.

연준이 제시한 지표 수준에 미달돼도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시장에 퍼지면서, 시장은 방향성을 잃고 지표나 발언 등 단기적인 이벤트에 과도하게 반응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장의 과민반응은 곧 연준에 대한 시장의 신뢰 하락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연준이 시장에 주는 가이던스가 충분한 신뢰를 얻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누구나 아는 이벤트가 발생함에도 시장이 방향을 종잡지 못해 변동성이 심한 모습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raw@heral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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