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7% 폭등에도 대거 순매도
신뢰잃은 개인, 美증시 ETF로 이동
코스피 하락 출발, 삼전닉스 7%대↓
“본전 찾고 떠난다”, “원금만 회복하면 손절하고 국장은 다시 쳐다 보지도 않겠다”
국내 한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투자자 커뮤니티에 다수 올라온 글이다. 국내 종목에 대거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빠르게 식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믿기 힘든 수준의 변동성이다. 마치 도박을 연상케 하는 수준의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국내 투자 대신 해외 투자로 돌아서는 흐름이 최근 뚜렷하다. 극심한 변동성을 완화할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관련기사 4면
대표적인 사례가 코스피가 17%대 급등, 역대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지난달 31일의 투자 흐름이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팔아치웠다.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를 잃은 개인들은 반등을 차익실현 및 매도 기회로 활용한 결과다.
3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개인 ETF 순매수 상위 10개 중 국내 상품은 단 3개 뿐이었다. 이마저도 ‘KODEX 200선물인버스2X’, ‘KODEX 인버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등 인버스 ETF 3개였다. 나머지 7개는 미국 주식형 ETF가 차지했다. 국내 지수 추종 ETF와 반도체 ETF 등은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국내 상품 중 오로지 인버스에만 투자가 쏠린 점도 주목된다. 개인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와 ‘KODEX 인버스’를 각각 3715억원, 111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피가 하루 만에 5600선에서 6500선까지 회복했지만 이를 국내 투자 기회로 삼은 게 아니라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둔 셈이다.
인버스 ETF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미국 주식형 ETF였다. 개인은 ‘TIGER 미국S&P500’(420억원), ‘KODEX 미국나스닥100’(378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244억원),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169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순매도 상위권은 국내 주식형 ETF가 휩쓸었다. 개인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를 587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어 ‘KODEX 레버리지’(4942억원), ‘KODEX 200’(2760억원),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2156억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1537억원) 순으로 순매도 규모가 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연쇄 급락으로 인해 6000포인트 이상에서 물려 있는 금액들이 약 130조원에 달하며, 이는 추후 시장 반등 시 잠재적인 매물대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코스피는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던 후 하루 만에 4% 안팎 급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기술주가 7% 내외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증시 훈풍이 있었지만, 차익실현 매물 여파가 더 강하게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37.18포인트(3.60%) 하락한 6358.27로 출발했다. 오전 10시 기준 3.68% 하락한 6353.04에서 거래 중이다. 내림세는 외국인과 기관이 이끌고 있다. 전 거래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2770억원 순매수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샀는데, 이날 ‘팔자’로 돌아섰다.
직전 거래일 상한가로 치솟았던 SK하이닉스가 7.33% 급락해 160만원선을 내줬으며, 삼성전자도 직전 거래일 26% 넘게 폭등했으나 7.05% 급락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후 8%대로 하락 폭이 커졌다가 10시 기준 각각 6.48%, 5.59%로 낙폭이 축소됐다. 문이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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