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 개최
“부동산, 대한민국 최대 과제 토론”
“투기 위해 돈 빌려줘야 하나”
조세 통한 수요 조절엔 신중한 입장
[헤럴드경제=서영상·주소현·전현건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부동산 정책과 관련 “대한민국의 최대 과제 중 하나”라며 공급과 금융, 조세 등 모든 정책 수단을 원점에서 논의하겠다면서도 금융은 투기 수요를 뒷받침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되며 조세를 통한 부동산 수요 조절의 불가피함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 모두발언을 통해 “부동산 문제는 온 국민의 관심사에서 대부분의 국민들이 전문가”라며 “대한민국 최대 과제에 관한 토론”이라고 토론회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당초 1시간 40분 예정됐던 토론회는 3시간 10분여간 이어지며 부동산 전문가부터 일반 시민들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국민들의 의견을 이 대통령은 경청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금융정책을 둘러싸고 실수요자들의 대출 규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이 투기 수요를 뒷받침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 적절한지 정책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 “금융은 공적인 것이다. 소위 국민들의 위임된 권력의 일부”라면서 “금융을 ‘누가 쓸 것이냐, 누구에게 활용할 기회를 줄 것이냐’는 결국 정책의 문제로 치환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돈을 벌기 위해서 집을 사는데 돈을 빌려주고 금융을 활용할 수 있게 해줘야 되느냐”면서 “주거용이라기보다는 투자 투기를 위해 금융을 활용하고 집값이 과도하게 오르면 그 집을 필요로 하는 국민들은 사실 피해를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 구성원 사이에 누군가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면서 이익을 얻는다는 것이 바람직하냐”면서 “이것은 결국 또 정책적인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고가 주택 담보 사업자 대출을 두고 “무제한으로 담보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은 재고해보라”고도 정책 당국자들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고가 주택을 매입할 때 매입 자금 대출은 거의 안 된다고 봐야 된다”면서도 “(고가 주택을 담보로) 다른 용도의 자금대출의 담보로 인정해 준다”고 했다.
이어 “편법으로 얼마든지 잠깐 이 돈으로 (주택구입 자금을) 조달해 취득한 다음에 다른 명목의 대출을 받을 때 담보로 내면 사실은 거의 우회할 수 있는 것 같다”며 “나중에 정책 당국이 고민을 좀 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 같은 ‘용도 외 유용’ 사례에 대해 “사업자대출 같은 경우는 목적을 정하게 돼 있다. 그래서 금융기관이 그 목적을 벗어나서 쓴다면 그걸 추적해서 회수하거나 아니면 페널티를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어떤 범위로 강화할지 살펴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보유세 강화를 어느 범위에서 어느 정도로 강화할지, 어떤 차등을 둘지가 중요하다”면서 “보유세 강화, 사실 강화도 아닌데, 통상적 선진국 수준으로 하려 해도 (현재의) 세 배는 올려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세 배를 올리면 폭동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겠나”라며 “사실 과거에 해야 했던 일인데, 지금은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다 보니 결국 타협을 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이라도 앞으로의 일에 대한 대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언젠가는 터질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감면을 생애 1회로 제한해야 한다’는 이광수 유튜브 ‘광수네복덕방’ 대표의 제안에 대해서도 “매우 일리 있는 지적”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감면) 기회를 무한대로 주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 확대의 현실적 어려움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 수도권이 계속 팽창할 때는 그린벨트를 풀어서 대규모 주택단지를 만들거나 신도시를 만들면서 문제를 해결해 왔는데 이제는 서울의 어딘가 택지 개발을 해보려고 찾아보면 거의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또 인근 주민들은 ‘왜 그 좋은 땅을 훼손하느냐’ 반대하고 또 일부에서는 ‘왜 있는 땅을 놀리냐, 거기라도 집을 지어야지’라는 입장도 있다”며 “어쨌든 공급에 한계가 뚜렷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일본이 한 때 (부동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가격이 계속 오르다 한계점에 이르러 풍선처럼 터졌고, ‘잃어버린 20년, 잃어버린 30년’ 얘기도 나왔다”면서 “사실은 우리도 그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지 않느냐는 걱정을 하는 분들도 꽤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부동산이 돈을 버는 게 주목적이라는, 나쁘게 말하면 투기용으로 쓰이는 게 정당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쾌적한 삶의 보금자리라는 측면이 강조되는 것 같다”며 “청년,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아졌다”면서 일정 부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또 “우리 국민은 위대한 국민이다. 객관적으로 타당한 결론이 나오면 수용성이 매우 높다. 집회하더라도 절대로 부수거나 때리거나 하지 않는다”면서 “이 주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면 일정한 선의 사회적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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