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7일 잠정 발표한 2분기 영업이익(89조4000억원)은 한국은 물론 세계 기업사에도 볼 수 없었던 경이로운 기록이다.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인 미국 엔비디아가 올해 1분기 기록한 535억달러(약 81조9000억원), 애플이 지난해 4분기 기록한 508억5000만달러(약 77조8000억원)를 모두 뛰어넘었다. 이번 실적에는 상반기 직원 특별성과급 충당금 약 17조원이 미리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포함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약 106조원에 달한다. 이런 압도적 실적이라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고점(37만4500원)을 넘어 40만원대 상승랠리를 펼쳐야 마땅했다. 그런데 오히려 ‘셀온’(고점매도) 현상이 나타나며 주가는 29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90% 급증한 380조원, 2027년 영업이익은 570조원대까지 늘어나며 향후 2년간 누적 영업이익이 10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의 인공지능(AI) 투자 경쟁 속에 메모리 반도체 품귀가 이어진다는 가정에서다. 삼성전자의 1, 2분기 실적이 AI 거품론을 잠재울 정도의 호실적이고 적어도 내년까지는 메모리 수퍼 사이클이 이어진다면 주가는 국내외 증권사 최고 목표주가인 59만원과 67만원을 향해 달려야 정상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과 엇박자를 내는 배경에는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금리인상 등 거시경제 변수, 메타가 촉발한 빅테크들의 AI 투자 여력 약화와 메모리 정점론, 개별 종목의 등락률을 2배까지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의 변동성 등이 있다. ‘반도체 저승사자’로 불리는 모건스탠리는 이날 보고서에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변화율의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했다. 국내적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에 과도하게 돈이 몰리며 변동성을 극단화하는 것이 문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코스피 변동성이 매우 높아 카지노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처럼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주가는 경기 변동과 기업 실적, 외국인과 기관, 개인투자자이 만들어내는 수급, 금리·환율과 같은 거시경제 변수 등과의 함수 관계다. 그러나 본질은 기업의 혁신역량과 성장성이다. 삼성전자가 미국과 일본, 중국의 견제와 글로벌 빅테크들의 메모리 가격 누르기 움직임에 맞서려면 결국 초격차 기술로 주도권을 쥐고 가야 한다.

한편 금융당국은 혁신기업을 지원하는 투자자들이 제도적 허점에 낭패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레버리지 ETF처럼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투기성 상품부터 손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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