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 최근 5년간 퇴직한 공직자가 협회ㆍ조합에 취업하기 위해 심사를 받은 결과 10명 중 9명이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신청만 하면 승인이 떨어지는 수준으로 유명무실한 취업심사도 관피아를 부추겼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새정치민주연합 이찬열 의원이 안전행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 3월까지 퇴직공직자가 협회나 조합에 취업하기 위해 받은 심사는 총 98건으로 이 중 제한된 경우는 11건(11.2%)에 불과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의해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의 임직원은 퇴직일부터 2년간 직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민간기업 등에 취업할 수 없다. 이 기간 동안 취업하려는 경우 당시 소속됐던 기관장과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심사를 거쳐 취업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이 의원은 “취업심사가 오히려 퇴직공직자들의 협회 취업을 위한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를 위탁받았거나 정부로부터 임원 임명ㆍ승인이 이뤄지는 협회는 취업승인 심사에서 예외가 적용돼 감시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주요 협회 79곳에 퇴직관료 141명이 재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처별로는 국토교통부가 24명으로 가장 많았고, 환경부 13명, 금융위원회 12명, 농림축산식품부 12명, 산업통산자원부 11명 순이었다.
이 의원은 “퇴직공무원에 대한 취업심사가 공무원들끼리 ‘자기 식구 챙기기, 자기 밥그릇 챙기기’의 수단으로 전락해 그 취지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관피아가 완전히 뿌리 뽑힐 수 있도록 퇴직공무원 취업제한 제도를 전면적으로 재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태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