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지난 6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촉발한 물류대란의 지원책이 한진그룹과 정부에서 동시에 나오며 물류대란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진그룹은 이날 컨테이너 하역 정상화를 위한 대책회의를 열고 한진해운의 미국 롱비치터미널(TTI) 지분 및 대여금 채권을 담보로 600억원을 마련하고 조 회장이 사재 400억원을 출연해 총 1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자금은 한진해운 선박들이 미국 롱비치, 독일 함부르크, 싱가포르 등 압류 위험이 없는 항구에서 화물을 하역하는 데 쓰일 전망이다.
현재 한진해운은 선박은 중국 항만에서 두 척이 추가로 가압류되는 등 이날 오후까지 26개국 50개 항만에서 운항차질이 빚어진 한진해운 선박은 85척으로 늘어 있다.
이에 앞서 정부와 새누리당 또한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정회의를 열고 물류대란 해소를 위해 한진그룹이 담보를 제공할 경우 1000억원 이상의 장기 저리 자금을 긴급 지원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파장이 커져가는 물류 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한진그룹이 동시에 긴급 수혈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같은 조치에 대해 해운업계와 항만업계 등에서는 일단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긴급 수혈자금의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1000억원의 자금이 현재 해상에 떠있는 선박들의 화물 하역 작업을 위한 당장의 급한불을 끌 수 있겠지만 밀려 있는 상거래 채무 등을 감안할 때 턱없이 적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현재 해외 선주들에게 지급할 용선료(선박을 빌리는 비용)나 항만 하역비 연체 등 한진해운이 지닌 선박 운항과 직접 관련된 채무만 6500억원에 달한다.
특히 긴급자금이 화물 하역 작업 등에 쓰이는 과정에서 하역 업체 들이 그동안 밀린 대금의 완납을 요구하며 버틸 가능성 또한 상존하고 있다.
법정관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하역업체 등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인해 상거래 채무를 떼일 위기에 놓인 당사자” 라며 “당장 유랑 중인 선박의 화물을 내리기 위해 대금을 지급한다고 해도 이들 업체가 그동안 밀린 대금 또한 낼 것을 요구하며 작업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밀린 대금의 지급을 요구하며 작업을 거부하는 사례는 그동안 법정관리 과정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그룹과 당정의 긴급자금이 함께 수혈될 가능성 또한 낮다는 지적이다. 당정은 이날 긴급 자금의 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한진그룹의 담보를 전제함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이날 조양호 회장의 사재출연 등 1000억원 지원을 발표한 상황에서 추가로 담보를 제공하며 자금 수혈에 나설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사실상 당정과 한진그룹이 따로 대책을 내놓은 것이란 지적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당장 주요 항구 하역비와 항만 이용료 미납 등으로 각국 항구에 입항조차 못하는 선박을 해결하는 게 급한 상황이지만, 1000억원의 자금으로는 이를 해결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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