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채무불이행 10~30대 34만명 취업난에 학자금 대출등 못갚아
#1. 지난 1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던 취업준비생 A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A씨의 부모에겐 청천벽력 같던 일이었다. A씨는 자살하기 1년 전부터 매일 아침 출근했으며, 부모님에게 월급을 받은 돈이라며 2000여만원을 맡겼기 때문이었다.
알고 보니 모두 거짓말. A씨는 출근한다며 집을 나서 도서관 등을 전전했고, 부모님에게 월급이라며 준 돈 역시 모두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이었다. A씨는 “취직했다는 건 거짓이고,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유서 한 장을 남기고 세상을 등졌다.
#2. 지난 2월, 울산지역을 돌며 고가의 자전거만 골라 절도행각을 벌이던 B(26)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B씨가 약 3개월 동안 훔친 자전거는 모두 33대, 5000만원 상당이었다.
B씨는 이렇게 훔친 자전거를 전당포나 인터넷 중고사이트에서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이 잘 되지 않자 생계를 위해 여기저기서 돈을 빌렸고, 신용불량자로 등록돼 이마저 여의치 않자 남의 자전거에 손을 댄 것이다.
청년 실신(실업자+신용불량자) 시대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신용정보원에 등록된 금융채무불이행자(구 신용불량자) 3명 중 1명은 10~30대의 청년층인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주고 있다.
1일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채무불이행자 103만1962명중 10~30대가 34만6291명으로, 전체의 33.6%를 차지했다. 이들이 갚지 못한 빚만도 총 8조5700억여원에 이른다.
최근 구직란으로 취업연령이 높아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에 갓 진출한 나이대인 10~30대 청년층들이 신용불량의 늪에 빠지고 있는 것은 취업시장의 악화, 비싼 등록금 등 사회적 문제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청년실업률(9.2%)은 올해 더 높아져 지난달 기준 10.6%를 기록했다.
이러다 보니 학자금 대출, 통신비등으로 이미 빚을 지고 있거나, 사회 진출 후 생계를 위해 대부업체에 손을 벌렸다가 신용불량의 늪에 빠지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취업포털 사람인이 대졸자 1374명을 대상으로 ‘대학 재학 중 학자금 대출 경험’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자의 75.1%가 ‘대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의 학자금 대출 평균 금액은 1471만원이었다.
졸업 후에도 10명 중 7명(65.9%)은 아직도 학자금 빚이 남아 있다고 답했으며 이들은 매달 평균 24만원 정도를 대출금과 이자를 갚는 데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50.9%는 연체한 경험이 있었다. 학자금 대출을 모두 갚은 응답자(352명)는 졸업 뒤 빚을 모두 갚기까지 평균 3.5년이 걸렸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