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코리아, 기본이 경쟁력이다 임계점에 달한 정부 불신

국민생명·안전 위한 조직? 10명중 2명만 “정부 신뢰” 세월호 참사 낳은 민·관 커넥션 “그들은 이익집단” 극도의 불신

朴대통령 공직사회혁신 방안 대한민국 상처 어떻게 치유할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2014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 2014)’를 발표했다. 세계 각국의 ‘삶의 만족도’를 알아 볼 수 있는 지표로 1년에 한번 나온다.

이 지수를 보면 한국은 설문조사와 같은 주관적 방식으로 점수를 매긴 항목에서 유독 낮은 순위를 보였다. ‘정부를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한국인 10명 중 2명 정도만 정부를 믿는다고 했다. OECD 34개 회원국과 러시아ㆍ브라질을 포함한 36개국의 정부 신뢰도 순위에서 한국은 29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상해율 등 객관적 데이터로 평가한 안전 부문 순위는 세계 6위였다. 만약 ‘당신이 살고 있는 사회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묻고 점수를 매겼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안전한 나라인가.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가. 이 물음에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은 별로 없다.

여러 국제기구나 민간 연구기관 등에서 발표하는 각국의 ‘삶의 만족도’ 지표에는 ‘객관지표(외면 지표)’와 ‘주관지표(내면 지표)’가 있다. 객관지표는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되는 통계나 각종 조사의 결과물을 말한다.

반면 주관지표는 ‘당신은 지금 어느 정도 행복합니까’ 또는 ‘당신은 지금 건강하다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을 통해 삶의 만족도 수준을 측정한다.

객관지표로 본 순위만 놓고 보면 한국은 거의 선진국 수준이지만 주관지표로 보면 세계 최하위다. 일본도 우리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나라다.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국과 일본은 많이 닮았다.

정부에 대한 불신이 임계점에 달했다. 세월호 사고는 무능한 공무원들의 참담한 실상을 드러냈다.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먹고 사는 공무원은 마음가짐과 자세부터 다를 거라 믿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공복이라 불렀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민낯은 그냥 ‘공무원, 그들만의 조직’이었다.

국민이 실망하고 분노하는 건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립한다는 기본 개념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공무원을 하나의 이익단체로 규정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들의 폐쇄성을 지적하는 얘기다. 규제완화의 명분으로 민간 자율규제기관을 만들어놓고, 그 기관에 인ㆍ허가 권한을 넘긴 뒤 퇴직 후 자리 만들어 내려가는 관행은 관(官)-민(民)의 검은 커넥션이 돼 있었다.

정부로부터 선박 검사권을 부여받거나 선박안전 감독 권한을 위탁받아 수행해온 한국선급과 한국해운조합 같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끼리끼리 몰려다니며 불법을 일삼고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 마피아와 다를 게 없는 행태였다.

권기헌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는 “IT 기술의 발달로 작금의 시대정신은 투명성인데 정작 정부가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서 뒤져 투명하지 못했다”며 “정부 혁신은 공무원 조직의 폐쇄성을 혁파하고 투명성을 높이는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조만간 세월호 사고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다. 담화에는 박 대통령의 사과와 국가재난 안전마스터플랜의 수립, 관피아(관료 마피아) 척결을 비롯한 공직사회 혁신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가 한국사회 전체가 입은 상처를 치유하는데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 국민은 과연 국가란 무엇인지, 정부의 역할이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 물음을 던지고 있다.

신창훈ㆍ허연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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