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무주(茂朱)의 옛 지명을 훑어보면 적산(赤山), 적성(赤城), 적천(赤川), 단산(丹山), 단천(丹川) 등 모두 ‘붉다’는 의미를 지닌다. 전 지역의 90% 이상이 산지여서 대한민국 남쪽 지방의 허파 역할을 하면서 ‘푸른색 초목으로 무성하다(茂)’는 오늘날의 뜻과 묘한 보색 대비를 이룬다.
왜 푸른 이 땅을 붉다고 했을까. 무주의 푸르고 붉은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청적(靑赤)은 무주의 표리(表裏:겉과 속)를 구성하는 한 몸이다.
무주 진안 장수 임실 일대가 중생대 백악기에 퇴적된 적색지층대라서 멀리서 보면 홍조를 띤다는 얘기도 있고, 어느 지역 못지 않게 가을철 단풍이 빛나기 때문에 붉다는 표현을 썼다는 말도 있다.
향토사학자들은 그러나 붉은색의 의미를 충성과 호국 의지에서 찾는다. 백제와 신라의 접경지로서 석굴(나제통문:羅濟通門) 하나만 지나도 말이 다른 이곳에 저마다 자기 나라를 지키려고 혈전을 벌였으며, 통일된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고원 요새’ 답게 최후의 보루로서, 숱한 외침 속에 ‘적상산 서고’의 보물과 나라의 근간을 지키기 위해, 의병과 승병들이 피를 흘린 ‘일편단심’의 고장이라는 것이다. 적상산에는 ‘호국사’와 함께 ‘평안한 나라’, ‘안전한 나라’를 기원하는 ‘안국사’가 지키고 있다.
무주의 푸르름은 정진,수행,용맹을, 붉음은 충심,열정,아름다움을 상징한다. 아울러 충남 금산, 충북 영동, 경북 김천, 경남 거창, 전북 장수 등 5개도 5개 시군의 중심지이자 ‘산소탱크’인 무주는 ‘화합’의 상징, ‘에너지의 원천’이기도 하다.
무주에 태권도원을 둔 이유는 바로 화합, 평화, 수양, 정진, 충심, 열정의 본고장이기 때문이다. 수양, 훈련, 생활체육과 체험, 국제경기 진행, 명예의 전당 등 기능을 한꺼번에 갖춘 세계 최초의 단일 종목 종합메카이다. 종주국이 한국이기에 한국에 있고, 가장 태권도 의미에 부합하기에 무주에 있다.
2009년 9월부터 4년간 기부금과 나랏돈 등 2475억원을 들여, 무주군 설천면 231만4000㎡ 부지에 ▷체험 ▷교육수련 ▷상징 등 3개 지구로 조성했다. 일반에 공개된 것은 지난 4월1일부터이지만, 공식개원 행사는 ‘세월호 참사’ 때문에 오는 6월로 미뤄진 상태다. 태권도원은 공식 개원 직후, 태권도 유단자인 가수 수지와 세계청소년태권도선수권대회 한국 선수단장인 수지 아버지 배완영씨 간 부녀 대련 이벤트도 추진중이다.
이 일대엔 ‘눈처럼 흰 개천(雪川:설천)’이 태권도복 처럼 흐른다. 나라를 지키려는 적상산 주둔 승병,의병,관군의 군량미를 씻은 흰색 ‘쌀 뜬 물’이라는 의미와 ‘정진과 수행 의지를 담은 맑고 청아한 옥수’라는 두 가지 의미가 중첩돼 있다.
‘체험관 Yap!’에 가면, 각종 ‘태권도 과학’이 아마추어 가족들을 반긴다. 엄마의 주먹 힘이 아빠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을지도 모른다. 정확한 지점을 가격할수록 점수가 높다. 와이어에 몸을 실어, 몸이 올라갈 때 내려가는 목표물을 발로 차보는 공중 무술 체험도 흥미롭다.
체험관 앞에는 1만8107㎡(연면적) 규모의 세계 최초, 최대 태권도 전용 T1국제경기장이 있다. 땅에 절반쯤 묻어놓은 빗살무늬토기이다. 5도 5개 시군이 한눈에 보이는 태권도원 꼭대기 전망대(해발 560m) 역시 3분1쯤 묻힌 빗살무늬토기를 형상화했다. 이미 세계 200여개국의 생활체육이고, 등록된 선수만 1억명을 헤아리는 지구촌 문화콘텐츠이자 세계인의 문화자산이므로, 한국 것이라고 자랑하면 IOC규정 위반이다. 그래서 5000년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빗살무늬토기를 슬며시 박아놓은 것이다.
고구려 철기군의 수박과 각저, 백제의 상박과 수벽타, 고려의 오병수박희와 병수, 조선의 수박권법 등으로 이어진 태권도 역사와 정신수양이라는 참뜻도 접할 수 있다.
세계 태권도 지도자 연수와 각 국 각급단체 전지훈련 외에, 일반인들의 수련과 체험 프로그램이 당일치기, 1박2일 등 45개나 있다. 수련지구에는 1400여명을 동시수용할 수 있는 4개동의 연수시설과 태권도연구소가 있고, 상징지구에는 태권전, 명인관, 명예기림이 한옥과 자연생태의 조화속에 안착해 있다.
태양광발전시스템, 태권 조각 ‘人’, 대규모 공연장 등까지 갖춘 태권도원은 세계 태권도인들의 21세기형 성지(聖地)이다. 지난해 7월 준공 직후 이곳에서 열린 세계청소년태권도 캠프는 5대양6대주 청소년들이 함께 무주의 푸른 용맹과 붉은 열정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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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원도원 시설 개요>
체험지구:도전의 장 태권도 체험과 문화콘텐츠 향유 경기장(4500여석), 박물관, 체험관, 공연장(500여석)
수련지구:도약의 장 교육,수련,인성함양,치유ㆍ힐링 연수원 4개동, 연구소, 운영센터, 다목적 운동장
상징지구:도달의 장 종주국 상징성,태권 정체성 공유 태권전, 명인관, 명예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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