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여주인공 한 명을 놓고 꽃미남 군단이 각축전을 벌이는 드라마들이 몰려왔다. 현대물부터 시대를 넘나든 사극까지 지금 안방은 ‘꽃미남 천하’다. 본격 ‘여심(女心)’ 공략 드라마다.

첫 타자는 2016년 ‘꽃보다 남자’로 불리는 tvN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다. 제목부터 한 명의 신데렐라와 네 명의 남자주인공의 구성을 떠올리게 하는 이 드라마는 꽃미남 재벌 형제들과 가난하고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여주인공의 얽히고 설킨 로맨스와 성장기를 담았다.

드라마는 2007년 방송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KBS2 ‘꽃보다 남자’의 2016년도 버전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스펙의 재벌가 형제들이 평범하기 짝이 없는 한 여자에게 빠진다. 그 여자를 지켜주고 보호하고 사랑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재벌가 형제들의 오글거리는 대사와 행동이 화면을 채운다. 이 드라마는 결국 여주인공이 한 명의 ‘기사’를 선택하는 결말로 나아간다. 그 과정에서 자칫 여주인공은 ‘어장관리녀’로 낙인찍힐 수도 있는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대놓고 클리셰를 남발하는 이 뻔한 드라마는 사실 유치찬란함이 극에 달한다. 2007년 이민호와 구혜선을 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꽃보다 남자’와의 유사성을 굳이 숨기지도 않으며 과거 이 드라마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욕심도 서슴치 않고 드러낸다. 만화 원작의 ‘꽃보다 남자’처럼 ‘신네기’ 역시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과거 ‘꽃보다 남자’를 향유했던 시청층을 겨냥하며 안방에 안착한 현재, 초반 관심이 괜찮은 수준이다. 금, 토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 2%이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역시 같은 구성의 사극이다. 여주인공 김유정을 중심으로 박보검 진영 곽동연 등 꽃미남 배우들이 포진했다.

남장여자 내시와 왕세자의 로맨스를 그린 사극으로 같은 방송사의 히트작으로 ‘미생’ ‘시그널’의 김원석 감독이 연출했던 ‘성균관 스캔들’을 떠올리게 하는 드라마다. ‘성균관 스캔들’에선 남장여자 박민영을 중심으로 박유천 유아인 송중기 등 세 유생의 관계가 청춘사극의 재미를 살렸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경우 멜로 라인이 명확하다. 애초부터 왕세자와 남장내시의 사랑을 걸고 나왔다. 어린시절부터 사내로 살아온 홍라온(김유정)은 우여곡절 끝에 궁궐 내시부로 흘러들어가 왕세자와 얽힌다. 거기에 조선 말기 왕실의 정치적 암투도 담아냈다. 박보검이 연기하는 왕세자는 비운의 역사 속 인물 효명세자를 모티브로 삼았다. 드라마는 효명세자가 대리청정을 시작하기 직전의 시기부터 출발했다.

첫 사극이자 지상파 드라마 주연으로 한 작품을 책임지게 된 박보검은 전작이었던 ‘응답하라 1988’(tvN)과는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순둥이의 얼굴을 지우고 권력 암투 속에서 숨 죽인 채 결전의 날을 기다리는 총명한 왕세자로, 훗날 사랑에 빠지게 될 홍라온을 괴롭히는 장난스런 모습으로 1, 2회를 마쳤다. 드라마는 8.3%의 전국 시청률로 안착, ’몬스터‘(MBC)를 소수점 차이로 추격했다. 화제성에선 특히나 압도적이다. 지난 23일 다음소프트가 트위터 버즈량을 기반으로 분석하는 방송 프로그램 화제성지수에 따르면 ‘구르미 그린 달빛’은 버즈량 2512, 화제성지수 125.83으로 2위와 큰 차이를 내며 1위에 올랐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경쟁상대는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다. 여주인공과 일곱 황자의 이야기를 담은 중국소설 원작의 드라마로, 방송도 전에 ’구르미 그린 달빛‘에 이어 화제성 지수 2위에 올랐다.

’구르미 그린 달빛‘과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여러모로 닮았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사극이라는 점, 여주인공 1인에 꽃미남 군단이 포위한 드라마라는 점이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아이유 이준기를 필두로 강하늘 홍종혁 남주혁 지수 백현 윤선우 등 꽃미남 스타들이 포진했다. 김규태 감독은 “미모와 연기력을 갖춘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는 점에서 눈호강 사극”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중국의 밀리언셀러를 각색하며 고려 왕실로 배경을 바꾼 이 드라마는 여주인공이 현대에서 타임슬립(시간여행)해 왕자들과 로맨스를 펼친다는 설정으로 시청자를 공략할 예정이다. 드라마의 부제이자 원작의 제목인 보보경심은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걷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왕의 말 한마디로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살벌한 궁중에서 황자들과 ‘밀당’ 로맨스를 펼치는 해수의 조심스런 마음을 담았다. 특히 처절한 정치적 암투 속에서 살아남은 황자와 훗날의 왕이 될 인물, 피의 숙청이 드리울 비극을 알면서도 해수는 그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 아이유가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원톱에 가까운 역할이기에, 그의 연기력이 관건으로 떠오른 작품이기도 하다.

김규태 감독은 아이유에 대해 “캐릭터를 100% 소화해냈다. 예술적 감성, 작품 해석 능력, 디테일한 연기, 상대 배우와의 호흡 등에서 굉장히 영리하고 천재적인 배우”라고 평가했다.

아이유와 함께 극의 무게중심을 잡을 이준기는 어린 꽃미남 배우들과의 호흡에 “젊고 아리따운 황자들 사이에 이미 낄 수 있는 나이가 아닌데 운 좋게 마지노선에 턱걸이를 해 고군분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준기는 드라마에서 해수와 애틋한 로맨스를 그리면서도 정치적 암투에선 냉혹성을 드러내는 이중성을 가진 인물 왕소를 연기한다.

김 감독은 이준기에 대해 “완벽하고 열정적으로 배역을 소화해 전작들과 다른 매력을 발산할 것으로 본다. 이준기의 인생작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견해 본다”라며 “섹시하고 지고지순하면서도 강한 남자 신드롬이 하반기 여성들을 사로잡을 것”라고 전했다. 드라마는 100% 사전제작으로 진행, 모든 촬영을 마치고 오는 29일 첫 방송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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