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보다 소득이 늘어 소득 계층이 한 단계 이상 상승한 국민이 전체의 5명 중 1명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3년 소득 이동 통계’에 따르면, 소득 분위(1~5분위)가 전년 대비 상승한 사람은 17.3%에 그쳤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저 수준으로, 노력해도 원래 위치를 벗어나기 어려운 사회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0년 18.2%였던 이 비율은 2021년 17.6%를 거쳐 3년 연속 하락했다. 특히 소득 하위 80%에 속한 국민이 상위 20%로 진입한 비율은 3.5%에 불과했다. ‘부(富)의 사다리’가 아득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계층 이동성이 떨어지면서 소득 상·하위층의 고착화도 뚜렷하다. 지난해 5분위(상위 20%)의 85.9%, 1분위(하위 20%)의 70.1%가 같은 자리에 머물렀다. 중산층인 4분위와 3분위 유지율은 각각 66.0%, 56.0%였고, 2분위는 51.4%에 그쳤다. 이는 근로·사업 소득만을 기준으로 산출된 것으로, 재산·상속 등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자산 격차는 더 클 가능이 있다.

무엇보다 경기둔화와 고용 구조 변화가 계층 이동 정체의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 이후 대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줄이고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을 늘리는 추세다. 실제 2023년 전체 임금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은 37%로, 10년 전보다 4.8%포인트 증가했다. 청년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청년층 소득 계층 상승률이 23%에 불과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양질의 일자리가 줄면 계층 이동은 자연히 정체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중장년층과 노년층 역시 계층 이동의 여지가 크지 않다. 중장년층(40~64세)의 계층 상승률은 14.7%, 노년층(65세 이상)은 9.9%에 그쳤다.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사회 전반의 활력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부의 사다리가 작동하지 않으면 노력을 통해 한 단계 올라서겠다는 도전도 사라지게 된다. 특히 젊은 세대는 근로 의욕을 상실하고 포기하는 대신 단기적 투기나 일확천금 심리에 기대게 된다. 상대적 박탈감이 쌓이면 세대·계층 간 갈등이 심화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계층 이동성은 곧 사회 역동성과 같은 말이다. 과거 한국 경제를 성장으로 이끈 원동력이자, 꿈과 도전을 가능하게 한 힘이었다. 그런데 그 활력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계층 이동을 회복시키려면 단순한 복지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마음껏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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