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 통합상수도 3단계 공사 현장, 폐기물 방치로 환경위기 ‘경고음’

세륜시설 작동 중단으로 비산먼지 확산… 전문가 “토양오염·생태계 피해 우려

북면 현포리에 새로 설치된 정수장앞에  수백톤에 가까운 페기물이  덮게도 없이 쌓여 있는 가운데 주민들이 현재 해당정수장의 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사진=김성권 기자]
북면 현포리에 새로 설치된 정수장앞에 수백톤에 가까운 페기물이 덮게도 없이 쌓여 있는 가운데 주민들이 현재 해당정수장의 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사진=김성권 기자]

[헤럴드경제(대구·경북)=김성권 기자] 경북 울릉군이 추진 중인 통합상수도 시설 공사 3단계 현장에서 수백 t 규모의 건설폐기물이 장기간 방치돼 환경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새로 신축된 정수장 바로 앞에도 폐기물이 덮개 없이 쌓여 있어, 주민들은 “깨끗한 식수를 마실 수 있을지 불안하다”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1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현장 곳곳에는 비상 관로 설치 과정에서 발생한 폐콘크리트, 철근 등 건설폐기물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진·출입로에 설치된 세륜시설은 형식적으로만 설치돼 있을 뿐, 사실상 작동하지 않아 대형 공사 차량이 오갈 때마다 비산먼지가 주변 도로와 주택가로 확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보자는 “폐기물이 수백 t에 이르며, 몇 달째 방치돼 있다”며 “즉각 반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장을 잘 아는 또 다른 관계자는 “폐기물 대부분이 포장 절단·파쇄 과정에서 발생한 콘크리트 잔해로, 장기 방치 시 토양오염과 생태계 파괴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세륜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인근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한 주민은 “지난여름 대형 버스가 지나갈 때마다 먼지가 자욱해 앞이 보이지 않았다”며 “공사장을 지날 때마다 숨쉬기가 힘들 정도”라고 토로했다.

특히 현포 지역과 저동 2·3리, 내수전 마을 등 공사 구간 내 여러 지점에서 폐기물이 덮개 없이 야적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수장과 산채밭인근은 물론 평리 저동 공사현장에도  수백톤으로 추정되는 폐콘크리트가 무단 쌓여 있어  환경오염이 우려되고 있다.[사진=김성권 기자]
정수장과 산채밭인근은 물론 평리 저동 공사현장에도 수백톤으로 추정되는 폐콘크리트가 무단 쌓여 있어 환경오염이 우려되고 있다.[사진=김성권 기자]

산채밭과 농경지 인근까지 폐기물이 흩어져 있어, 환경전문가들은 “토양오염뿐 아니라 농작물 안전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폐기물을 불법 매립하거나 부적절하게 처리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또한 토양환경보전법‘ 및 ’환경범죄 단속 및 가중처벌법‘ 에 따라 오염물질을 불법 배출하거나 토양오염을 유발한 경우 3년 이상 15년 이하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그런데도 울릉군의 관리·감독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는 “공사 현장을 꼼꼼히 챙기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며 “즉시 현장 확인 후 방치된 폐기물을 신속히 처리하고, 향후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상수도 시설 공사 3단계  추진과정에 발생한 각종폐기물과 공사용 자재들이 일주도로변과 산채밭 인근에 수개월째 무단 방치되고 있지만 관계당국의 관리는 전무한 실정이다.[사진=김성권 기자]
통합상수도 시설 공사 3단계 추진과정에 발생한 각종폐기물과 공사용 자재들이 일주도로변과 산채밭 인근에 수개월째 무단 방치되고 있지만 관계당국의 관리는 전무한 실정이다.[사진=김성권 기자]

해당 공사는 총사업비 320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으로, 북면 현포지역의 비상관로 설치 및 정수장 확장, 울릉읍 저동 2·3리와 달동네 지역 급수구역 확장을 골자로 한다.

2027년 준공을 목표로 경북 칠곡에 있는 D건설이 본계약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강원도 M건설, O건설이 하도급 시공 중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공사 진척보다 환경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공공사업의 폐기물 방치는 단순 행정실수로 보기 어렵다”며 “지자체 차원의 즉각적인 환경조치와 상시 점검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울릉도의 상수도 확충 사업은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필수 기반 시설 사업이다. 하지만 ‘공공의 편의’라는 명분 아래 환경 관리가 뒷전으로 밀린다면, 그 피해는 결국 주민들에게 돌아온다.

지자체와 시공사는 지금이라도 현장 실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내놔야 할 때다.


ks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