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인천 주요 지역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앞으로 이 지역에서 외국인이 주택을 매입하려면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4개월 내 입주해 최소 2년 이상 실거주해야 한다. 위반 시 취득가액의 10% 내 이행강제금 부과와 계약 무효 조치까지 가능하다. 사실상 외국인이 전세를 끼고 갭투자를 하는 길은 차단된 셈이다.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내국인 역차별 논란이 있다. 최근 시행된 6·27 대출 규제가 외국인에게 적용되지 않아 투기성 자금 유입 우려가 컸고, 다주택자 중과세 등 세제 규제에서도 외국인은 자유로워 국내 실수요자에 비해 유리한 위치였다. 실제 서울 용산·서초·성북 등 고가 주택이 외국인 손에 들어간 사례가 확인됐고, 비거주 외국인이 위탁관리인을 통해 매입한 거래만 지난해 295건에 달했다. 거래도 지속적으로 늘어 외국인의 수도권 주택 거래는 2022년 4568건에서 2024년 7296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7600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외국인의 ‘쇼핑’ 대상이 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임대시장까지 교란시킨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는 주택 매매대금 일부를 해외에서 조달할 경우 계약 전 허가와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해외 금융기관명, 차입액, 송금 내역, 외화 반입 신고 여부까지 기록하도록 한 것은 자금 회피를 막고 출처를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규제 범위도 확대됐다. 기존 서울시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아파트만 대상이었으나, 이번에는 연립·다가구·단독주택까지 포함돼 외국인 갭투자 우회 가능성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오피스텔과 상업시설은 제외됐다. 규제는 일단 1년간 한시 적용된다. 해외 사례를 보면, 중국은 외국인이 1년 이상 실거주해야 주택 취득이 가능하고, 호주와 캐나다는 2년간 외국인 거래를 금지한다. 국내 대응 속도가 다소 늦었지만, 실거주 원칙을 제도화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중요한 것은 실효성 확보다. 해외 자금 조달 규제는 출처 확인 수준에 그쳐 우회 거래 가능성이 남아 있고, 오피스텔 등 비주거용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도 있다. 외국인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규제도 여전히 미흡하다. 무엇보다 제도 시행과 함께 지방자치단체와 국토부가 실거주 의무 이행을 철저히 점검하고, 자금 출처를 꼼꼼히 검증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이 외국인의 투기 대상으로 전락한 것은 일부 지역 아파트값 폭등과 주거 불안 때문이다. 외국인 갭투자 차단은 의미가 있지만,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주택 공급 확대와 거래 투명성 제고 등 근본적 대책도 병행 추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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