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엔저로 일본산 제품의 수출가격이 전반적으로 낮아짐에 따라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현대경제연구원의 ‘한일 제조업의 대중국 수출단가 및 수출물량 변동’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14년간 제조업 2498개 품목 중 일본의 대중국 수출단가가 한국보다 높은 품목은 2011년에는 1778개에서 2014년에는 1540개로 감소한 반면 한국은 수출단가가 일본보다 높은 품목이 313개에서 459개로 오히려 증가했다. 엔저로 중국시장에서 일본제품 가격이 낮아졌다는 얘기다. 이는 2012년 일본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이후 엔/달러 환율이 2013년 1월 평균 83.0달러에서 2015년 9월 평균 120.0달러로 30.1%나 절하됐지만 원/달러 환율은 같은 기간 1065.4원에서 1184.7원으로 10.1% 절하에 그친 때문이다.

특히 석유화학과 금속 비금속산업에서 일본제품의 수출단가가 많이 하락했다. 제품의 질적 차이가 크지 않고 공급과잉이라는 산업 특성상 가격경쟁이 심한 때문이다. 실제 일본 석유화학제품 가운데 수출단가가 한국산보다 높은 품목은 2011년 322개에서 2014년 282개로 40개가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산보다 비싼 한국산은 95개에서 116개로 오히려 21개 증가했다. 금속 비금속산업에서도 한국산보다 비싼 일본제품은 2011년 257개에서 2014년 210개로 47개나 줄었지만 한국은 44개에서 85개로 늘었다.

이에따라 한국의 대중 수출이 감소하는데 반해 일본의 대중 수출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산업별로 석유화학의 경우 중국의 경기둔화 등으로 한일 모두 수출이 감소했으나 한국의 수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금속 비금속에서 한국의 대중 수출은 2013년 4.3%로 플러스 전환 이후 2014년 2.4%로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일본은 -2.1%에서 4.5%로 플러스 전환을 했다.

특히, 한국의 IT 품목 대중 수출은 2012년 3.0%에서 2013년 0.2%로 증가세가 낮아지고 2014년에는 -1.0%로 감소세로 전환됐지만 일본은 2013년 5.3%, 2014년 4.0% 등으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기계품목에서도 한국은 대중 수출증가율이 2013년 5.3%상승에서 2014년 0.9%로 하락했으나 일본은 2013년 감소세를 극복하고 2014년 2.8%로 플러스 전환했다.

수송기계 산업은 중국의 수입 수요 확대에 힘입어 한일 모두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긴 하지만 일본의 경우 수출단가가 더 크게 하락하면서 향후에도 수출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조규림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둔화 및 산업구조 고도화에 따른 자급률 상승 등으로 수입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엔저에 따른 일본의 대중국 수출단가 하락은 한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에 대한 안정화 대책과 국제공조 강화 등으로 엔저현상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출가격 변화에 민감한 산업과 환리스크에 취약한 중소·중견기업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무역보험 유동성 지원 외환 리스크 관리 등 지원을 강화하고 우리 수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촉진하는 동시에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하고 장기적으로 일본의 산업 경쟁력 회복에 대응해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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