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자동차 보험사가 사고 횟수에 따라 보험료를 할증하고 있지만 보험약관에는 이런 내용이 없어 보험계약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1일 금융위원회에 대한 기관운영 감사를 벌여 13건의 문제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2012년 12월 자동차 보험 표준약관에서 보험료 계산 방법을 제외했다.
이후 모든 보험사는 보험료를 계산할 때 과거 3년간 사고건수를 반영해 보험료를 할증하는 방식(사고건수별 특별요율)을 도입했다. 그러나 보험료 계산방법이 약관에 빠져 있어 보험계약자 대부분은 이런 사실을 알 수 없게 됐다.
사고건수별 특별요율은 사고 피해액이 적어도 사고만 나면 무조건 보험료를 할증하는 방식이다.
4개 대형 보험사의 자동차 보험 계약자 1176만명 중 250만명(21.28%)이 이런 방식으로 보험료가 할증돼 피해를 입었다.
한 보험계약자는 1년간 2회 사고를 당해 할증기준 금액 미만인 88만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사고건수별 특별요율을 적용받아 보험료가 65만원 올랐다.
사고가 날 경우를 대비해 가입한 보험이 앞에서는 보험금을 지급해 제 기능을 하는 시늉을 하면서 뒤에서는 보험료를 올리는 꼼수를 부린 셈이다.
감사원은 금융위원장을 상대로 자동차 보험 계약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약관에 보험료 계산 방법을 포함시키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실손보험 계약시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중복계약 여부를 안내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실손의료보험만 중복계약 여부를 안내하고 있어 실손보험의 중복 계약이 수백만건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교통사고처리지원금 담보 등 4종의 실손보험 계약의 중복계약 실태를 분석한 결과, 323만건의 보험계약이 중복 체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술금융 대출 제도도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기술금융이란 기업의 재무제표만 보지 않고 기술력도 함께 고려해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에 자금을 빌려주거나 투자하는 제도다.
그러나 금융위는 2015년부터 은행권의 기술금융 대출 실적을 평가하면서 평가 기준에 대출유지 기간과 대출규모를 반영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기술금융은 본래 취지를 잃고 6개월내의 단기대출이나 1000만원 이하의 소액대출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신고를 하지 않고 금융상품을 거래한 금융위 직원들도 적발했다.
자본시장법 등에 따르면 금융위 공무원이 금융투자 상품을 매매하기 위해 계좌를 개설하거나 매매하는 경우 감사담당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금융위 공무원 4명은 금융투자상품 매매 내역을 감사담당관에게 신고하지 않았다. 이들 가운데에는 2015년 3월말 기준으로 40만주 등 총 9억1000여만원 상당의 금융투자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직원도 있는 등 규정 위반이 심각한 상태였다.
또 다른 금융위 공무원 4명은 계좌를 개설해 금융투자 상품을 거래하면서 감사담당관에게 신고하지 않았다. 다른 부처에서 금융위로 파견을 나온 한 직원은 부인 명의계좌로 금융투자 상품을 거래했다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금융위 직원 43명은 2013년∼2015년 사전신고 없이 외부강의를 하면서 4100여만원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 가운데 26명은 근무시간 내 외부강의를 했다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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