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대외불확실성 감안 추경등 일단 지켜보자 판단 한은, 두달째 현수준 유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달째 연 1.25% 수준으로 동결했다.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가 부진하지만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가계부채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11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올 6월에 연 1.5%에서 1.25%로, 0.25%포인트 떨어진 후 2개월 연속 현 수준을 이어가게 됐다. 이날 한은의 동결 결정은 시장에서 충분히 예견된 행보였다.
하반기 본격화될 기업 구조조정을 앞두고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 6월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린 데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의 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는 만큼 당분간 그 효과를 지켜보자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11조원 규모의 추경을 포함해 총 ‘28조원+α’에 이르는 재정보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0.2∼0.3%포인트 끌어올리고, 6만8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은이 우려하는 점은 정부 규제에도 좀처럼 꺾일 줄 모르는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다.
7월 말 현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6조3000억원 늘어난 673조7000억원으로 집계되며 사상 최대치 기록을 다시 깼다.
여름철 비수기로는 이례적으로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이 올해 최대폭인 5조8000억원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과도한 가계부채는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회복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면 가계소득이 줄어들어 내수 회복세를 제약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영국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제 둔화 등 고조되는 대외 리스크도 한은의 발목을 잡는다.
미국은 최근 고용이 증가하면서도 생산성이 저하되는 등 경제지표가 엇갈리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성장 둔화가 가시화되면서 우리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또 글로벌 교역이 둔화되는 가운데 원화 강세(원ㆍ달러 환율 하락)라는 악재까지 터지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은 수익성에 큰 타격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한은이 미국 금리인상에 앞서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낮춰 원화 약세를 유인하고 내수와 수출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시장과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연내 인하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다만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되고 그 규모도 6월에 사상 최대인 121억7000만달러를 기록한 점 등을 감안하면 자칫 환율개입으로 비춰질 소지를 우려해 금리인하에 더욱 신중할 것으로 보인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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