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가교보험사 설립의결 전망

계약유지 가능…124만 계약자 보호

금융당국이 파산 위기에 처한 MG손해보험 정리를 위해 ‘가교보험사’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만간 신규 모집 영업을 중지하고 계약을 가교보험사로 이전한 뒤에 건전성이 개선되면 상위 보험사로 계약을 이전할 것이란 전망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14일 정례회의에서 MG손보의 일부 영업정지 및 가교 보험사 설립 안건을 의결할 전망이다. 가교보험사란 예금보험공사가 부실 보험사 정리를 위해 임시로 운영하는 회사를 말한다. 예보는 과거에도 저축은행 사태 당시 부실 가교저축은행을 설립해 부실 저축은행을 정리한 바 있으며, 보험업계에서는 처음 시도된다.

현재 MG손보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지난해 말 기준 4.1%로, 당국에서 권고하는 수치인 150%를 한참 밑돈다. 킥스 비율은 현재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수치이지만, MG손보는 이를 상실해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금융위는 상위 5개 보험사에 계약을 이전하는 형식으로 MG손보를 정리하려고 했으나, 보험사들이 리스크가 큰 MG손보 계약을 떠안는 데에 우려가 제기되면서 지지부진했다. 청·파산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124만명에 달하는 보험 계약자 문제로 가교보험사 설립이 급부상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리 방안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인가가 통과하면 MG손보의 신규 계약 모집이 전면 중단되고, 예보는 가교보험사를 설립해 MG손보의 계약과 자산·부채 등을 이전받는다. 이후 대형 손해보험사로 계약을 이전하거나, 제3자 매각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금융위는 지난 2일 MG손보에 ‘일부 영업정지 예정 사전 통지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럴 경우 기존 가입자들의 계약은 감액 없이 대부분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진 구체적인 이전 계획이나 운영 종료 시점 등이 공개되지 않다 보니 계약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전이 결정된다고 해도 계약 가치를 분석하고, 관련 시스템을 정비하는 데에는 최소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조합의 반발도 거셀 전망이다. 가교보험사로 계약을 이전하게 되면 대규모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 MG손보의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518명이다. MG손보 노조는 1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영업정지 검토 중단, 정상 매각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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