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현 한미약품 R&D센터 연구원(오른쪽)이 4일(현지시각) 열린 ‘2025 Bio-IT World Conference & Expo’에서 차세대 항암 신약 ‘EZH1/2 이중 저해제(HM97662)’의 주요 연구 내용이 담긴 포스터를 토대로 참석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한미약품 제공]
백승현 한미약품 R&D센터 연구원(오른쪽)이 4일(현지시각) 열린 ‘2025 Bio-IT World Conference & Expo’에서 차세대 항암 신약 ‘EZH1/2 이중 저해제(HM97662)’의 주요 연구 내용이 담긴 포스터를 토대로 참석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한미약품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이번주 제약바이오 업계의 시선은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연례학술대회에 향했다.

AACR와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유럽 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힌다. 이 중에서도 AACR은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1907년 11명의 암 연구 의사 및 과학자들이 참여하면서 시작한 AACR은 118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현재 전 세계 129개 국가 5만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다른 학회와 달리 ‘연구’학회인 만큼, 후기 임상 개발보다 연구 중심의 초기 항암 물질 관련 연구들이 주로 발표된다. 전 세계 암 연구 분야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이 최신 연구 동향을 교류하는 첫 행사인 만큼 주목도도 높다.

K-바이오 역시 일제히 시카고로 향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AACR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가장 많은 11건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한미약품은 2023년 7건, 2024년 10건에 이어 3년 연속 최다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번 AACR에서 ▷EZH1/2 이중저해제(HM97662) 2건 ▷선택적 HER2 저해제(HM100714) 2건 ▷MAT2A 저해제(HM100760) ▷SOS1 저해제(HM101207) ▷STING mRNA 항암 신약 ▷p53-mRNA 항암 신약 2건과, 북경한미약품이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이중항체 플랫폼(펜탐바디) 기반의 BH3120 2건 등 총 7개 신약 후보물질에 관한 연구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했다.

셀트리온 제2공장 전경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 제2공장 전경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은 이번 AACR에서 국제학회에서는 처음으로 다중항체 파이프라인을 공개했다. 셀트리온은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 에이비프로와 공동 개발 중인 다중항체 기반 항암 신약 ‘CT-P72’의 전임상 결과를 구두로 발표했다.

셀트리온제약은 오는 30일 각기 다른 작용 기전의 이중 페이로드(dual-payload) ADC(항체약물접합체) 플랫폼 기술 ‘CTPH-02’ 개발 성과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셀트리온은 오는 2028년까지 ADC(항체·약물접합체) 분야에서 9개, 다중항체 분야에서 4개 등 총 13개의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서(IND)를 글로벌 주요 기관에 제출한다는 목표로 달리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HK이노엔과 공동연구 중인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EGFR) 표적 단백질 분해제 ‘SC2073(IN-207039)’의 비임상 결과를 포스터 발표했다. EGFR 돌연변이로 인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한 최신 연구 성과와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대한 ‘SC2073(IN-207039)’의 새로운 가능성을 소개했다.

의료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루닛이 아스트라제네카와 AI를 활용한 비소세포폐암에서 EGFR 변이를 예측하는 공동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동아에스티의 한 연구원이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관련된 시험을 하고 있다. [동아에스티 제공]
동아에스티의 한 연구원이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관련된 시험을 하고 있다. [동아에스티 제공]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국제학회 참석을 계기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자연스럽게 만나 협력 기회를 논의하는 장으로 활용한다. 특히 이번 AACR에서는 정식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온콜로지 인더스트리 파트너링 이벤트’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의료계, 글로벌 빅파마·바이오텍 관계자뿐만 아니라 VC·기관투자자도 참여하는 이 행사에 동아에스티 등 국내 업체들도 참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AACR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혁신 항암 파이프라인의 전임상 및 초기 임상 데이터를 최초로 공개하며 학술적 우수성과 파이프라인의 상업적 잠재력을 동시에 평가받는 자리”라며 “이러한 이유로 유수의 글로벌 제약사 및 투자자들이 주목하며, 기업 입장에서는 R&D 파트너십 기회를 모색하고 보유한 파이프라인의 경쟁력과 글로벌 상업화 가능성을 입증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