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을 마치고 향후 행보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90%에 달하는 득표율로 최종후보로 결정된 가운데 두 사람의 도전이 ‘밑지는 장사’만은 아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전날(27일)까지 치러진 민주당 대선 후보 순회경선에서 2위를 차지한 김동연 지사는 6.87%, 3위인 김경수 전 지사는 3.36%의 득표율을 얻었다. 두 사람의 득표율은 합쳐도 10%에 불과하지만, 당내에선 이들이 ‘이재명 대세론’이 굳어진 상황에서 경선에 끝까지 임하면서 다음 정치 행보를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연 지사는 우선 경기도정에 복귀에 업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선을 치르면서 당원들과의 스킨십을 늘려온 김 지사는 이를 바탕으로 지역에서의 조직 다지기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지사는 “1958년 자유당 독재와 싸웠던 민주당 열혈 청년 당원, 저의 아버지가 마지막 경선인 오늘도 이곳 어디엔가 함께 계신 듯하다”라며 “먼 훗날 어디선가 꼭 만날 아버지, 그 아버지께 우리 민주당 동지들의 꿈을 이루게 해줘서 정말 자랑스럽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호소했다.
김경수 전 지사는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합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최전선에서 돕는 모습을 보이고, 차기 당권 도전을 위해 세력을 확장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선 기간 동안 이 후보에 대한 비판은 자제하고 ‘원팀’ 민주당을 거듭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도 당내에서의 향후 행보를 염두에 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세 명의 후보 중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적자로서 이 후보와 당 통합 방안을 논의하면서 체급을 키워나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 민주당 의원은 “사면·복권 이후 정치활동을 재개한 지 얼마 안 된 김 전 지사가 신고식을 치렀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양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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