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이르면 5월말 샘플 예정”
미국과 중국이 인공지능(AI) 패권전쟁을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화웨이가 미국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칩을 대체할 자체 AI 칩을 개발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2022년부터 엔비디아의 반도체 칩 수출을 틀어막는 등 중국의 AI 성장 견제 노력에도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책을 등에 업고 기술 혁신이 나서는 모습이다. ▶관련기사 4면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자사의 최신 AI 칩 ‘어센드(Ascend) 910D’ 개발 초기 단계에서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중국 기술 업체들과 접촉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르면 5월 말에 첫 샘플 제품을 받을 예정이며, 해당 AI 칩이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H100’보다 더 강력한 성능을 갖출 것으로 화웨이 측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화웨이는 ‘910B’와 ‘910C’ AI 칩 제품을 개발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1일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910B 프로세서 2개를 하나의 패키지로 만든 910C 제품을 개발했으며, 이르면 다음 달부터 고객사들에 대량 공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말 910C 샘플을 기술 기업들에 배포해 주문받기 시작했으며, 일부 물량은 이미 공급이 이뤄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WSJ은 화웨이가 올해 중국 국영 통신사와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같은 민간 AI 개발업체 등 고객사들에 910B와 910C 칩을 80만개 이상 출하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을 통해 전했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지난 수년간 첨단 반도체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막아 왔다. 미국은 엔비디아의 H100 칩의 경우에는 2022년 출시하기도 전에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이에 엔비디아는 미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H100 칩보다 성능이 낮은 사양인 H20 칩을 제작해 중국에 판매해 왔다. 하지만 미 상무부는 지난 15일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제작한 저사양 AI 반도체 H20의 중국 수출마저도 제한하는 규제를 내놓으면서 중국의 AI 산업을 견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H20 칩 수출을 제한한 뒤 중국의 일부 업체들은 화웨이와 910C 주문량을 늘리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WSJ은 전했다.
WSJ는 “중국의 대표 기술 기업 중 하나인 화웨이의 꾸준한 기술 발전은 중국에 대한 (미국) 워싱턴의 반도체 제조 장비 접근 차단 등 방해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반도체 산업의 탄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