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서 업무 협약 체결

철강·이차전지소재 분야에서 상호 협력

美 루이지애나 제철소에 포스코 지분 투자

“글로벌 통상환경 공동대응·미래 경쟁력 강화”

한석원(왼쪽) 현대차그룹 기획조정본부장(부사장)과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장 사장이 21일 철강 및 이차전지 핵심 소재 등에 대한 업무 협약식(MOU)을 진행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포스코그룹 제공]
한석원(왼쪽) 현대차그룹 기획조정본부장(부사장)과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장 사장이 21일 철강 및 이차전지 핵심 소재 등에 대한 업무 협약식(MOU)을 진행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포스코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양대근·김성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에 맞서 공동 전선을 펼친다. 더 나아가 미래 모빌리티 분야까지 확장해 폭넓은 협력 체계를 갖춘다.

각각 재계 3위와 5위인 두 그룹의 동맹으로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미국 시장의 리스크를 대폭 낮추고, 철강·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안정적 시장 확보와 신사업 경쟁력 강화, 친환경 기술 확보까지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21일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서울 강남구 현대차 강남대로 사옥에서 한석원 현대차그룹 부사장(기획조정본부장)과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사장(미래전략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양 그룹간의 철강, 이차전지 소재 분야 등 포괄적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식(MOU)’을 진행했다.

이번 업무협약 체결로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을 통해 글로벌 주요 시장 및 미래 신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포스코그룹은 북미 철강 시장 진출의 새로운 교두보 마련과 함께 모빌리티용 고품질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를 공급하는 소재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먼저 두 그룹은 철강 분야에서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과 탄소저감 철강생산 전환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영역에 걸쳐 협력을 추진한다.

특히 포스코그룹은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 지분을 투자하고, 일부 생산 물량을 직접 판매하는 방안 등도 검토한다.

이는 수입 철강재에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에 대응해 국내 1, 2위 철강업체가 처음으로 해외 공동 투자·생산 검토에 나선 첫 사례다. 공동 투자가 확정될 경우 현대제철은 막대한 투자 리스크를 줄이고, 포스코는 미국의 생산 거점을 확보할 수 있는 ‘윈윈 케이스’가 될 전망이다.

총 58억 달러(약 8조2000억원)가 투자되는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원료부터 제품까지 일관 공정을 갖춘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로, 기존의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완공 후에는 연간 270만톤 규모의 열연 및 냉연 강판 등을 생산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미국 주요 자동차 생산 거점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및 기아 조지아 공장을 비롯해 미국 등의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에 고품질 자동차 강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되며, 포스코그룹은 북미 철강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

두 그룹은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손을 맞잡는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연간 총 326만대의 전기차 판매로 ‘글로벌 전동화 톱티어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이차전지 핵심 소재 확보를 위한 글로벌 기업들과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해외 염호 및 광산에 대한 소유권과 지분 투자 등을 통해 리튬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외 사업장에서 전기차 배터리용 수산화리튬 및 양∙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두 그룹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대하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확보 경쟁이 치열한 리튬을 비롯해 배터리의 수명과 충전 성능을 결정하는 음극재 등 이차전지 핵심 소재의 안정적이고 다변화된 공급망 확보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및 무역 규제에 대응 가능한 배터리 원소재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차세대 소재 개발 등 두 그룹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하는 형태로 협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포스코그룹과의 업무 협약을 통해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 및 전동화 리더십 확보의 토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양사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통상압박과 패러다임 변화에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등 그룹사업 전반에 걸쳐 지속성장 할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