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 10월부터 톤당 50달러

단계별 인상…韓조선 수혜 예상

트럼프 “3~4주내 中 협상타결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선박을 이용하는 해운사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저사양 인공지능(AI) 반도체 중국 수출을 봉쇄한 데 이어 중국 조선업까지 옥죄면서 전방위 중국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이번 조치로 중국산 선박을 이용하는 전 세계 해운사에 타격이 예상되지만 한국 조선업은 수혜를 입을 수 있어 주목된다.

17일 (현지시간)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중국 해운사,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조선·해운 산업을 견제하고 미국산 선박 건조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수료는 180일 뒤인 오는 10월 14일부터 단계적으로 부과된다. USTR은 중국 기업이 운영하거나 소유한 선박에 톤(net tonnage)당 50달러의 입항 수수료를 징수할 방침이다. 수수료는 매년 인상돼 2028년에는 톤당 140달러가 될 예정이다.

USTR은 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미국 건조를 장려하기 위해 3년 뒤부터 LNG 수출 물량의 일부를 미국산 LNG 운반선으로 운송하도록 했다. 2028년 4월 17일부터 전체 LNG 수출 물량의 1%를 미국산 LNG선으로 운송해야 하며, 2047년에는 이 비중을 15%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이 아닌 나라의 기업이 운영하는 선박이라도 중국에서 건조했으면 10월 14일부터 톤당 18달러를 내야 한다. 수수료는 매년 늘어 2028년에는 톤당 33달러가 된다. 톤 대신 컨테이너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컨테이너 1개당 120달러에서 시작해 2028년 250달러까지 증가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수입업자들에게 입항 수수료 부과는 사실상 또 하나의 관세 조치”라며 “트럼프가 이미 부과한 광범위한 관세에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USTR은 중국산 STS(Ship To Shore) 크레인에 100% 추가 관세, 중국산 컨테이너에는 20∼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수수료 부담으로 한국 선박 주문이 늘어 한국 조선업체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에 조선소를 가진 한화그룹의 자회사인 한화해운은 지난달 USTR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선박을 미국에서 건조하는 데 필요한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입항 수수료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국과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된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우리는 중국과 대화 중이다. 그들이 여러 차례 연락해왔다”며 중국과 협상타결 시점에 대해 “앞으로 3~4주 정도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 이후에도 중국과 대화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라고 답했다.

그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직접 대화한 적이 있느냐는 말에는 “나는 그것이 있었는지를 말한 적이 없다. 부적절하다”면서도 “그가 그랬다는 것이 명확하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곧 이야기할 것”이라면서 즉답하지 않았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중국과 협상을 타결할 것”이라며 “우리는 모두가 와서 사고 싶어 하는 큰 상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국가가 우리와 협상하고 싶어 한다. 솔직히 나보다 그들이 더 협상하길 원한다”면서 “우리는 (그들의 입장을) 들을 것이며 공정하게 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거래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다”라면서 “그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우리는 ‘빅 15(Big 15)’ 경제국과 협상을 우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의 전날 회담은 환상적이었으며 유럽연합(EU)와도 통화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 한국은 다음 주에 오며 인도와도 대화 중인데 그것은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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