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주 소도시 첼시의 한 동네 서점을 위해 마을 주민 300명이 모여 손에서 손으로 책을 옮기는 모습. [AP통신 홈페이지 캡처]](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17/news-p.v1.20250417.1b7745ba8dae434cb089c214763bd4a6_P1.jpg)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미국 미시간주의 소도시 첼시에서 마을 주민 300여 명이 동네 서점을 위해 팔을 걷어붙여 화제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일요일이던 지난 13일 첼시의 동네 서점인 ‘세렌디피티 북스’에 마을 주민 300명이 몰려들었다. 여기엔 6살 아이와 91세 노인, 휠체어를 탄 주민도 있었다. 이렇게 주민들이 삼삼오오 ‘자발적으로’ 모인 것은 29년 된 동네 서점의 책을 옮기기 위해서였다.
서점 측은 기존 장소에서 한 블록(약 300m) 떨어진 곳으로 서점을 이전해야 했다. 하지만 주인은 아르바이트 직원만 둔 터라 9100여 권의 책을 옮길 엄두가 나지 않았다. 동네 서점 재정상 한 블록 거리로 이전하는데 이삿짐센터를 부르거나 일할 사람을 부르기도 마뜩잖았다.
2017년부터 이 서점을 운영해 온 주인 튜플린은 고민하던 차에 서로를 살뜰히 챙기는 마을 주민들을 떠올렸다. 서점 측은 이전을 위해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공지를 올렸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미국 미시간주 소도시 첼시의 한 동네 서점을 위해 마을 주민 300명이 모여 손에서 손으로 책을 옮기는 모습. [AP통신 홈페이지 캡처]](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17/news-p.v1.20250417.be580739416b406097b42803d49f9b36_P1.gif)
서점 이삿날 300여 명의 주민이 몰려든 것도 모자라, 이들이 두 줄로 ‘인간 띠’를 만들어 서점에 있던 9000여 권의 책을 손에서 손으로 전달하며 나른 것이다. 거리에서 벌어진 진풍경에 현장에서 책 나르기에 동참한 주민들도 있었다고 한다.
주민들은 서로 책을 전달하면서 “이 책을 읽어본 적이 있나요?”, “이 책은 안 읽어봤네요”, “이건 정말 좋은 책이네요” 등 책에 관한 대화를 이어가며 웃음꽃을 피웠다.
서점 주인은 “많은 사람들이 돕고 싶어 했고, 마을에 큰 활기가 돌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주민들의 도움으로 9000여 권의 책은 두 시간도 채 안 돼 새 서점으로 이송됐다. 그 책들은 심지어 서가에 알파벳순으로 차곡차곡 정리됐다.
첼시에는 5300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데, 주민들은 첼시를 이웃끼리 서로 돕는 곳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원봉사에 참여한 한 주민은 이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인간 띠’를 만든 것을 두고 “이 지역 사회가 얼마나 특별한지” 깨닫게 해 줬다고 말했다.
better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