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유망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年 200억
“방산도 대기업 의존” 지적에 지원 방안 마련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한화에어로스페이스]](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13/news-p.v1.20241209.64f243aa52a14e088091736ac0a9807d_P1.jpg)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정부가 중소 방산기업 육성·지원을 위한 정책펀드를 조성한다. 해외 수출 가능성이 있는 벤처 기업들을 지원, 이들의 외형 성장을 유도해 국내 방산 업계의 안정적인 생태계 조성과 경쟁력 제고를 노린다는 취지다.
‘풍요 속 빈곤’ 방산中企 지원…3년간 600억 투입
1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올해 방산 벤처기업을 위한 정책 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600억원을 투입하며 올해는 200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정책 펀드란 국가 차원의 육성이 필요한 특정 산업에 정부 주도로 조성해 자금을 제공하는 정책 금융의 일종이다.
이번 정책펀드의 대상은 수출 역량이 있는 벤처 기업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수출실적 보유기업 ▷수출유망기업 ▷해외업체 공급망 편입 기업 등이다.
기존에도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주관하는 ‘방산기술혁신펀드’가 있었으나 방산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까지 포함돼 대상 범위가 넓은 편이었다. 또 이 펀드의 자금은 금융기관 출연금 및 민간 투자금으로 마련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부가 국가 예산을 직접 투입해 펀드를 조성하게 된다.
이번 펀드는 방산 호황에 매년 수출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몇몇 기업에게만 수주가 쏠리고 있고, 중소 업체들의 수출을 뒷받침할 금융지원은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추진됐다. 방산 수출이 대기업 위주로 이뤄지면서 중소 기업들은 되레 ‘풍요 속 빈곤’을 겪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방산 수출이 커지고 있지만 중소 기업 수출은 전체의 5% 수준”이라며 “중소기업으로의 낙수 효과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은법 ‘캡’ 열어 방산 대기업 금융지원도 확대해야”
나아가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 체계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수출입은행이 자기 자본의 40%까지만 특정 법인에 신용 공여를 할 수 있도록 한도를 정하고 있는 수출은행법(수은법)이다.
지난해 폴란드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9 자주포 등에 대한 2차 계약을 맺을 당시, 자금 마련에 난항을 겪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수은법 제한으로 인해 수출입은행은 당시 폴란드에 7조원대까지만 금융 지원이 가능했다. 그런데 폴란드와 추가 계약 규모는 이를 훨씬 뛰어넘었다.
국내에서는 시중은행들을 통한 공동 조달(신디케이트론)을 제안했지만 폴란드가 높은 금리를 이유로 거절, 수출 무산 위기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폴란드 측이 한국 정부 금융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마련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모면할 수 있었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방산 수출 규모가 수십조 단위로 커지면서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방산 수출이 240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도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국방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와 함께 방산 수출을 위한 효과적인 금융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k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