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협의 중” 반복…내주 어려울 듯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방미·NSC 복원 주목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미·일 정상회담이 7일 열리는 가운데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방미 시점이 사실상 불투명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의 전화 통화 또한 조짐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외교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조 장관의 방미 가능성에 대해 “협의는 진행되고 있고, 현 단계에서 말씀드릴 사안은 없다”고만 했다. 애초 다음 주중 조 장관 방미가 예상됐지만,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의 일정 조율이 난항을 겪으면서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14~16일(현지시간) 독일에서 개최되는 뮌헨안보회의에서 만남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뮌헨안보회의는 서방 외교·안보 고위당국자와 전문가가 모여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연례 국제안보포럼으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제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안보 분야 다자회의인 만큼 루비오 국무장관 또한 동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는 더 안갯속에 빠졌다. 기재부는 ‘조율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본격적인 외교 행보에 나설수록 국내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지난해 11월 7일 오전 처음으로 전화 통화한 바 있다. 양측은 당시 ‘조만간 만나자’며 통화를 마무리했지만, 12·3 계엄 사태 여파와 그에 따른 탄핵 정국으로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고위급 대면 접촉에 나선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의 발걸음에 이목이 쏠린다. 신 실장과 마이클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5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16일 만에 첫 통화를 갖고 한미 관계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후 이달 하순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왈츠 보좌관을 만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통 복원 등에 나설 예정이다.

외교가는 신 실장이 얼마나 실질적인 대화를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유럽과 대만에 이어 미국의 ‘관세 전쟁’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현실적이고 실용주의적 태도를 보이는 미국 정부와 구체적인 정책 논의를 통해 ‘필수 불가결한 관계’의 영역을 넓혀가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른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제는 숨어가기(hiding) 전략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면서 “단순히 인사만 하고 오는 것이 아니라 한미가 상호 이익이 될 수 있는 구체적인 이익의 패키지(package)를 갖고 미국이 귀 기울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moon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