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일대 곳곳서 고점 대비 40~50% 하락거래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 12억→6억

대출규제·탄핵정국 등 부동산 경기침체 영향

인천 연수구 송도에 자가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배우 김광규. [MBC 예능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 갈무리]
인천 연수구 송도에 자가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배우 김광규. [MBC 예능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 갈무리]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부동산 시장 한파가 이어지며 새해 들어 ‘인천의 강남’이라 불리는 송도에서 고점 대비 가격이 40~50% 이상 떨어진 반토막 거래들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 침체, 대출규제 강화, 탄핵정국, 거래 비수기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해 곳곳에서 하락거래가 나타나는 상황 속 금리 동결까지 겹치며 시장 위축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동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면적 84㎡(2층)는 지난 4일 5억9500만원에 중개거래됐다. 고금리발 부동산 경기침체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2022년 2월 해당 타입은 12억45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해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52% 하락한 금액이다.

같은 타입 실거래가는 지난해 6월 8억5000만원→9월 8억원→11월 6억8500만원 등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4일 6억선 밑으로 내려갔다.

송도 내 ‘더샵센트럴파크1차’ 전용 96㎡(19층) 또한 지난 8일 6억2000만원에 중개거래되며 최고가(12억원·2022년 5월) 대비 절반 수준 가격에 팔렸다. 지난해 같은 타입이 층수, 동호수에 따라 7억원 후반대~9억원 초반대 가격에 매매계약을 맺었는데 수억원 하락한 것이다.

인근 ‘e편한세상송도’에서도 고점 대비 40% 이상 가격이 떨어진 거래가 이뤄졌다. 전용 70㎡(4층)는 지난 7일 5억2000만원에 팔려 2022년 4월 기록한 최고가 8억7500만원 대비 41% 하락했다. 같은 단지 전용 84㎡도 지난 5일 6억8700만원에 중개거래되며 최고가 10억7500만원(2021년 8월) 대비 4억원 가까이 빠졌다.

이밖에 ‘송도웰카운티4단지’ 전용 101㎡(8층)도 지난 14일 최고가 12억원(2021년 10월) 대비 3억원 넘게 하락한 8억1500만원에 거래됐고, ‘송도SK뷰’ 전용 84㎡는 지난 2일 7억1500만원에 팔려 최고가(11억원·2021년 9월) 대비 3억8500만원 떨어졌다.

인천 연수구 송도 국제도시일대의 모습. [연합]
인천 연수구 송도 국제도시일대의 모습. [연합]

지난해 9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적용되고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문턱을 높이는 등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지난달 탄핵정국을 맞으며 매수심리가 얼어붙어 송도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송도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 개통, 바이오 허브, 인천신항 등 굵직한 개발 호재가 있고 주거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부동산 호황기에는 인천 아파트 시세를 이끌어왔지만 전반적으로 침체된 시장 상황에 맥을 못추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하며 지금 같은 부동산 시장 관망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금리 동결로 대출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실수요자와 투자자의 자금부담이 지속돼 시장 전체의 거래 위축이 예상된다”며 “수요 부진으로 매물이 증가하고, 이는 가격 하락 압력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경기 침체 속 금리 동결이 중앙은행이 경기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 시장 심리 악화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기준금리 동결 외에도 차주의 대출 상환능력 고려와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둔화시키려는 정부의 스트레스 DSR 제도가 오는 7월 한층 강화된다”며 “정국불안으로 인한 증시 및 환율 변동 위험, 경기 회복 둔화 문제는 여전히 주택 매수심리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