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손수용 기자]지난해 5월에 있었던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매니 파퀴아오와의 대결을 보셨나요?
둘의 대결은 ‘세기의 대결’로 불리며 복싱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 TV 앞에 모여들게 했습니다.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 속에서 열렸던 대결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라는 교훈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습니다. 시종일관 도망다니는 메이웨더와 그의 꽁무늬만 좇아다녔던 파퀴아오의 수천억 원이 넘는 술래잡기에 혹평이 이어졌습니다.
복싱의 전설인 마이크 타이슨은 ‘이딴 경기를 보려고 5년이나 기다렸다니’란 말은 SNS에 올리며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오스카 델라 호야 역시 ‘복싱팬들에게 미안합니다.’란 글을 SNS의 남기며 지루했던 경기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대신 전하기도 했습니다.
‘세기의 대결’을 보고 난 후 많은 사람들이 ‘복싱은 두번 다시 볼일이 없을것이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경기가 왜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일까요? 과연 복싱은 ‘세기의 대결’처럼 지루하기만 한 것일까요?
이 물음에 답을 하기 위해선 아웃복서와 인파이터란 스타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세기의 대결’이 펼쳐지기 전부터 복싱에 관심을 가졌던 복싱팬이라면 메이웨더의 복싱 스타일에 대해서 잘 알고 계셨을 겁니다.
그는 아웃 복싱을 구사하는 대표적인 선수입니다. 아웃 복싱이란 상대에게 가까이 붙지 않고 먼 거리를 유지하면서 싸우는 기술입니다. 신장이 크고 리치가 긴 선수들이 주로 이용하는 기술이죠. 상대방에게 접근하지 않고 풋 워크를 이용해 거리를 유지하며 교묘하게 공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메이웨더는 프로에서 49번의 시합을 치르는 동안 줄곧 아웃복싱을 구사했습니다. 완벽한 풋워크와 방어기술로 단 한번의 패배도 없이 49전 무패라는 기록을 남기고 은퇴할 수 있었습니다. 화끈한 난타전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경기가 지루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반면 파퀴아오는 대표적인 인파이터입니다. 인파이터는 많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정석적인 복싱을 말합니다. 상대와의 거리를 좁히고 가까운 거리에서 공격하는 플레이스타일입니다. 때문에 인파이터들끼리의 경기에서는 화끈한 난타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아웃복싱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입니다.
복싱 전문가들은 이 둘의 대결에서 과연 파퀴아오가 메이웨더의 스텝을 잡고 안에서 인파이팅을 구사할 수 있을지가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파퀴아오가 메이웨더의 아웃복싱을 깨부수지 못하면서 실망스러운 경기로 흘러간 것입니다.
그렇다면 복싱은 도망다니는(?) 아웃복싱이 최고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훌륭한 아웃복서라고 해도 강력한 인파이터를 만나 고전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현재 복싱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게나디 골로프킨이란 선수입니다.(한대 맞으면 ‘골’로 간다고 해서 이름이 골로프킨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는 선수입니다.) 그는 현재 35전 35승 32KO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록만 봐도 그가 얼마나 화끈한 선수인지를 보여줍니다. 비록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골로프킨이라면 메이웨더의 지루한(?) 아웃복싱을 제압할 수 있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들도 많았습니다.
복싱은 선수가 가지고 있는 플레이스타일에 따라서 화끈한 난타전이 벌어질지 지루한 술래잡기(?) 같은 경기가 연출될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합니다.
앞으로 복싱을 다시 보게 되는 기회가 있다면 경기를 갖는 선수들의 플레이스타일이 어떤지 미리 알아보면 어떨까요. 선수들의 플레이스타일에 대한 이해만 있다면 어떤 경기가 연출될지 조금은 예측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세기의 대결’로 인해 복싱은 지루한 스포츠라는 생각을 하고 계시다면 지금 골로프킨의 경기 영상을 찾아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왜 아직까지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복싱에 열광하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실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