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메이저 가수들은 해마다 특정 시기에 소극장을 찾아 ‘브랜드 공연’을 연다. 대형 공연장을 충분히 채우고도 남을 ‘티켓 파워’를 지녔지만, 이들에게 소극장에서의 ‘브랜드 공연’은 특별하다. “관객들을 위한 공연”이라는 점이 소극장의 브랜드 공연을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대표적인 두 팀이 있다. 먼저 그룹 에픽하이는 올해로 2년째 ‘현재상영중’이라는 브랜드 공연으로 팬들과 만났다. 지난달 31일을 끝으로 총 6회에 걸쳐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공연을 마쳤다.
에픽하이의 ‘현재상영중’ 공연은 콘셉트부터 독창적이라 멤버들의 공력이 만만치 않다. 이 공연은 총 6편의 영화를 패러디해 무대를 꾸민다. ‘전기 영화-미쓰라야(히말라야)’, ‘스포츠-블로스완(블랙스완)’, ‘생존 드라마-옥션(마션)’, ‘호러-검은 아재들(검은 사제들)’, ‘사극-후기(후궁)’, ‘느와르-SSG(신세계)’를 준비, 각각의 테마에 맞춰 공연을 기획한다.
미쓰라는 “공연은 어떻게 진행하더라도 최소 2~3회 정도인데, 종종 모든 공연을 다 오시는 관객도 있다”며 “매번 똑같은 공연을 보여드리는 것보다 저희 나름대로도 새롭게 기획하면 재밌겠다 싶은 마음에 진행하게 된 공연”이라고 말했다. “반실험적으로 시도”한 지난해 첫 공연의 반응이 좋아 올해에도 공연이 이어졌다.
멤버들이 알차게 준비한 ‘현재상영중’의 테마는 관객들의 투표에 의해 세 가지를 선택에 무대에 올린다. 공연은 당일 현장에서 결정되기에 멤버들은 각각의 테마를 빠짐없이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선정이 되지 않더라도 연습은 다 해야 하고, 가사도 외워야할 불량이 많아 어려운 공연”(미쓰라)이라고 한다. 선정된 테마는 영상으로 한 번, 분장으로 또 한 번 재미를 안긴다. 압권은 단연 편곡이다. 에픽하이는 각 테마에 맞춰 자신들의 노래를 일일이 편곡해 무대를 꾸민다.
체조경기장을 채우고도 남을 팬덤을 확보한 아이돌그룹 인피니트는 2년에 한 번 ‘그해 여름’이라는 브랜드 공연을 연다. 다시 돌아온 ‘그해 여름’은 오는 8월 2일부터 7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진행된다. 올해엔 부산과 일본으로도 무대를 확장했다.
가요계에선 명실상부 ‘공연돌’로 꼽히는 인피니트의 브랜드 공연 ‘그 해 여름’은 체조경기장에서 진행하는 대형공연과는 또 다르다. 올라이브 밴드에 맞춰 화려한 가무를 선보였던 인피니트는 그룹의 노래를 색다른 어쿠스틱 편곡으로 선보인다. 올해에는 특히 전시회도 함께 진행한다.
소속사 울림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팬들과 더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공연장을 선택해 2년에 한 번씩 브랜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며 “팬들과 가까이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데다, 여름 휴가를 함께 보내고 싶은 마음에 여름마다 즐거운 공연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메이저의 가수들에게 소극장의 ‘브랜드 공연’은 철저하게 관객을 위한 공연이긴 하나, 수익률 면에 있어서 대형공연장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에픽하이 타블로는 “큰 곳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선 좋을 수 있지만, 관객에겐 소극장 만한 공연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기침만 해도 잘 들리는 공간이고, 우리의 팬들 한 명, 한 명을 다 볼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소극장 공연을 영원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1회 공연에 1만 4000명의 관객 동원은 거뜬한 팬덤을 보유한 아이돌그룹이 소극장 공연을 진행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준비기간과 노력에 비해 수익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덤을 유지하는 것은 아이돌그룹의 지속에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울림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매회 개최하는 것은 힘들지만 2년에 한 번이라도 팬들에게 선물하고자 하는 마음에 진행하는 것”이라며 “사랑을 받은 만큼 돌려주고자 하는 마음이 크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한다는 판단에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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