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서상범 기자]지난 9월 말 니스에서 칸, 생트로페를 거쳐 액상 프로방스 등 7일간의 남프랑스 여행길에 발이 되어줄 차를 고를 때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짐이었습니다. 2인 여행이었지만, 28인치 대형 캐리어 2개를 비롯해 여러 가지 잡다한 짐이 많았기 때문이었죠.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지만, 최종 선택은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이하 피카소)였습니다. 이미 한국에서 시승을 해봤던 경험이 있어 낯설지 않았고, 특히 당시 시승에서 성인 5명이 타도 넉넉한 공간과, 연비에 만족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진=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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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남프랑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는 것이 목적이었던 여행이기에, 컨버터블 수준의 개방감을 느꼈던 피카소를 고르는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가지. 우려가 됐던 부분은 크기였습니다. 프랑스 도로에서 운전해 본 경험이 없었던 필자에게 주위에서는 한국보다 훨씬 좁은 도로 폭과 도심의 경우 수많은 골목으로 인해 소형차가 아니면 운전이 힘들 것이라는 충고를 했는데요.
하지만 좁아 봤자 얼마나 운전이 힘들겠냐는 생각과 함께 본격적인 남프랑스 여행에 나섰습니다. 9월 말의 남프랑스는 햇살이 강렬하진 않지만, 가을의 느낌이 확연히 피어오는 시기였는데요. 특히 아름답기로 소문난 니스와 칸의 해변을 달리면서 우선 피카소의 개방감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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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부 유리 아래쪽부터 이어지는 아치형 루프, 파노라믹 윈드 스크린과 지붕의 대형 글래스는 마치 컨버터블 수준의 개방감을 주는데요. 특히 남프랑스의 자연경관이 차 안으로 고스란히 들어온 느낌을 주행 내내 받으며 운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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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서 느끼는 디자인만큼이나 감탄을 자아냈던 것은 외부 디자인이었습니다. 마치 우주선과 같이 곡선이 강조된 피카소는 다양한 차들이 섞여서 달리는 프랑스 도로에서 그 독특함을 한껏 드러냈는데요. 길을 가다가 아무 곳에서나 세워두고 사진을 찍어도 시쳇말로 ‘작품’ 수준의 사진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특히 이 차의 이름인 ‘피카소’는 실제 남프랑스를 사랑했던 화가 피카소의 이름을 따온 것인데요. 남프랑스의 뜨거운 태양과 흰 구름이 떠 있는 파란 하늘이 내내 이어지는 여행 동안 피카소라는 이름을 왜 굳이 차에 붙였는지 알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흔히 푸조 시트로엥 그룹의 차량을 말할 때 프랑스 감성이라는 포인트를 지적합니다. 혹자는 실용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적어도 피카소를 통해 느낀 프랑스 감성은 아름다운 자연을 극대화해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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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은 단순히 이동하는 것이 아닌, 자연을 즐기면서 하는 것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느끼게 해준 것이죠. 칸과 니스 등 해변도로에서는 햇살과 푸른 바다를, 액상 프로방스 등 산간지방에서는 초록색 나무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느끼며 달리는 기분. 남프랑스의 도로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기분이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습니다.
여행 동안 타 도시를 이동할 때 이용했던 8번 고속도로(A8)에서는 안정감있는 고속주행성이 특징이었는데요. 이 고속도로는 유럽 주요도시와 프랑스를 연결하는 대표적인 도로지만, 평일 낮에만 이동을 하다 보니 차량들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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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리터 디젤 엔진은 제한속도 가까이 주행하는데 충분한 힘을 발휘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이번 시승기의 주제인 회전 성능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이 시승기의 제목을 ‘카니발과는 비교할 수 없는 피카소’로 잡은 이유가 바로 이 회전 성능에 있기 때문입니다.
7인승 MPV인 피카소는 국내에서 기아 카니발과 여러 항목에서 비교가 되곤 합니다. 공간성, 주행감 등 다양한 차원에서 비교가 되지만 감히 말씀 드린다면 회전성 하나만큼은 카니발과는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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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기간 동안 남프랑스의 주요 도시의 도심을 방문했는데요. 상상 이상으로 좁은 골목, 그리고 그 골목이 내내 이어지는 말 그대로 덩치 큰 차량에게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도로환경이었습니다.
특히 칸 옆에 자리잡은 오래된 휴양지인 생트로페의 경우 수백 년 전의 도심 환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보니 차량보다 보행자에 초점을 둔 도로환경을 지녔는데요. 당연히 도로의 폭은 좁고,왕복 2차선이 대부분이다 보니 마주 오는 차에 대한 신경이 곤두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대로 이런 부분 때문에 덩치 큰 피카소를 선택하는데 주저했던 부분도 있었고요. 하지만 운전을 하면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이 큰 덩치가 이렇게 좁은 도로를 요리조리 빠져나갈 수 있단 말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 한국에서 시승 당시 들었던 푸조 관계자의 말이 기억났습니다. 이 관계자는 “피카소를 비롯한 시트로엥의 가장 큰 특성은 코너링 등 회전을 할 때 느낄 수 있다”며 “특히 좁은 골목길에서 운전을 할 때 그 진가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사실 국내 시승에서야 이정도 수준의 골목길이 아닌 일반도로에서만 움직이다 보니 그 말을 실감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여기에 유턴을 할 때도 피카소의 회전 성능은 확연히 와 닿았는데요.
한국에서 탔던 비슷한 크기의 경쟁 MPV들이 왕복 4차선 도로에서 유턴을 할 때면 적어도 2번 정도 움직여야 했던 것에 비해 피카소는 한번의 회전으로 유턴이 가능했습니다.
피카소의 스티어링 휠은 3.5회전이 가능한데요. 이는 일반적인 승용차가 3회전이나 2.8회전하는 것과 비교하면 확실한 차별 포인트입니다. 더 좁은 회전반경이 좁은 도로에서도 스트레스 없는 회전성을 보장하는 것이죠.
만약 일반적인 차들이라면 후진을 해서 핸들 조작을 따로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피카소는 그럴 필요 없이 유유히 회전을 하며 도로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도심에서 운전을 하면서 만약 카니발이었다면 과연 몇 번의 후진과 몇 번의 핸들을 돌려야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죠.
도심 뿐 아니라 산간지방에서도 회전성은 편안한 주행을 도왔습니다. 운전을 하면서 산간 지방 국도를 탈 때 당황했던 것이 분명 2차선 도로인데, 차 2대가 나란히 지나가기에 위험할 정도의 좁은 도로 폭이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곡선 구간에서는 상대방 차와 스칠 듯 지나치는 아찔한 경험을 하기도 했는데요. 이때마다 즉각적인 핸들반응 덕분에 위기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러한 회전성능 부분이 프랑스의 특성에만 머무른 이야기가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겁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주택가의 이면도로 등 좁은 도로 환경을 갖춘 곳이 다양한 점을 감안한다면 국내에서도 마케팅 포인트를 편안한 회전성능에 두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연비나 차량 내부 기능 등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전 한국에서의 시승에서도 충분히 감탄했던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7일간의 시승 동안 총 750㎞의 길을 달렸고, 평균 연비는 16.5㎞/ℓ를 기록했습니다. 한국 내 공인연비는 14㎞/ℓ입니다. 고속도로 구간보다는 앞서 말씀 드린 도심 골목이나 산간지방 위주의 주행을 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부분입니다.
또 수납공간 역시 대형 트렁크를 싣기에 충분한 것은 물론, 여행을 하면서 생기는 잡다한 물건들을 곳곳에 두기에 만족스러웠습니다.
이처럼 남프랑스 현지에서 피카소의 매력에 빠진 후 파리로 이동을 했는데요. 공교롭게도 드골 공항에서 파리 도심으로 이동하는 택시 역시 그랜드 C4 피카소였습니다. 여행 중간에 더 늘어난 짐과 함께 탑승한 2열의 승차감은 앞좌석 보다는 다소 불편했지만 긴 여행을 가기에도 충분히 무리 없을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만약 가족 또는 연인과의 프랑스 자동차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이라면 큰 덩치에 겁먹지 말고, 피카소의 감성을 꼭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