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디지털 음원은 이제 음악을 소비하는 가장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다. 음반은 음악 시장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매체였다. 그러나 90년대 말부터 초고속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P2P(개인과 개인의 인터넷을 통한 파일 공유)가 활성화됨에 따라 음반 시장은 극심한 타격을 입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5년은 음악시장이 음반에서 음원으로 재편되는 과도기였다. 이젠 디지털 싱글이 대세이지만, 10년 전만해도 정규 앨범 형태의 음반이 주를 이뤘다. 당시에 발표된 앨범들은 오랫동안 공을 들여 제작된 만큼 지금까지 진득하게 인기를 끌고 있는 곡들도 많다.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의 2005년 6월 넷째 주 차트 1위는 윤도현의 ‘사랑했나봐’이다. 이 곡은 지금도 술자리 뒷풀이 대표 애창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뿐만이 아니다. 당시 차트 2위를 차지한 곡은 버즈의 ‘가시’이다. 현재 노래방에선 이 곡이 ‘사랑했나봐’보다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이 곡은 국가 공인 음악 차트인 가온차트의 2015년 26주차 노래방 차트 21위에 오르며 여전히 식지 않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이밖에도 차트 면면을 살펴보면 빅마마 ‘체념’(4위), 유엔의 ‘그녀에게’(13위), 버즈의 ‘겁쟁이’(16위), SG워너비 ‘살다가’(17위), 모세의 ‘사랑인걸’(18위), 별의 ‘안부’(22위) 등 노래방에서 환청이 들릴 정도로 익숙한 곡들이 즐비하다.
이제 하루는 커녕 한 시간 후의 차트 순위도 짐작할 수 없는 발빠른 세상이다. 이 같은 흐름은 늘 반작용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매일 밤 노래방에서 울려 퍼지는 곡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는 걸 보면 말이다. 가온차트의 2015년 26주차 노래방 차트의 3위 곡은 이지(izi)의 ‘응급실’, 6위는 소찬휘의 ‘티어스(Tears)’, 7위는 빅마마의 ‘체념’, 8위는 임창정의 ‘소주 한잔’, 9위는 뱅크의 ‘가질 수 없는 너’, 10위는 조장혁의 ‘중독된 사랑’이다. 세상은 점점 바뀌어도 사람들은 그리워 할 것들이 많은 삶을 간절히 원하는 모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