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재편 오바마 vs 시진핑…G2 관계의 미래는
美 ‘아·태 회귀’정책으로 중국 포위망 구축 목소리 높인 中 ‘대국굴기’ 노선 구체화
상호의존도 높아…美·中 모두 파국 원치않아 협력 속 할 말은 하는 ‘강온양면’ 전략 전망
[베이징=박영서 특파원]새해 벽두부터 세계의 두 강대국(G2) 미국과 중국의 진로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10년’의 닻을 올린 중국은 막강해진 경제력을 바탕으로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고, 2기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미국은 아시아 중시 전략으로 돌아서면서 중국을 견제하려고 한다. G2는 앞으로 대결과 협력 두 갈래 길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올해 첫 번째 양국 간 마찰은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를 둘러싸고 벌어질 전망이다. 올 1월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또다시 판매한다면 양국은 대립의 날을 날카롭게 세울 것으로 우려된다. 이어 시리아 내전 등 중동사태와 이란문제를 놓고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미·중 간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사안은 이 밖에도 산적해 있다. 무역 불균형, 위안화 환율, 지적재산권, 북한 핵, 인권문제 등 현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갈등은 불가피하다.
▶美 포위정책 vs 中 팽창정책=G2 대립의 기본구도는 미국의 포위정책과 중국의 팽창정책으로 요약될 수 있다. 미국은 ‘아시아ㆍ태평양 회귀’를 통해 중국을 계속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은 물론 인도, 베트남, 미얀마, 몽골, 심지어 호주까지 포괄하는 ‘중국 포위망’을 구축하면서 위상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선명하다. 오바마가 재선 이후 첫 순방국으로 아시아 3개국(태국, 미얀마, 캄보디아)을 선택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중국도 ‘대국으로 우뚝 선다’는 ‘대국굴기’ 노선을 구체화하면서 미국과 맞설 태세를 숨기지 않고 있다. 시진핑을 필두로 한 새 지도부는 국력에 걸맞게 목소리를 높이면서 미국 견제와 함께 아시아의 패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단적인 예가 최근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발생한 영유권 분쟁이다. 특히 일본의 우경화와 댜오위다오(釣魚島ㆍ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미ㆍ일 동맹의 강화는 중국으로서는 우려할 만한 부분이다. 이렇게 되면 G2 새 리더십의 패권전쟁터는 동북아시아 지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충돌이라는 전통적 냉전구조가 잔존한 상황에서, 동북아에서 G2의 대결이 가시화된다면 그 충격파의 강도는 상상을 넘어설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한국이 외교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미ㆍ중 갈등구조 속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만만찮다.
▶ ‘적이자 동반자’ 협력관계 구축 가능성도=그러나 분명한 것은 미국이나 중국 모두 파국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은 초강대국 미국과 대치하는 것이 중국의 미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알고 있다. 미국 역시 갈등보다는 협력을 통해서만이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더구나 미국은 국내 경제회복, 중국은 체제안정이란 최우선 과제를 안고 있어 무리하게 대결구도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칭화(淸華)대 당대국제관계연구원 류장융(劉江永) 부원장은 “현재의 중ㆍ미 관계는 과거 냉전시대의 미국과 소련 관계와는 크게 다르다”면서 “양국은 경제분야 등에서 상호의존도가 높아 기본적으로 협력관계를 구축하려 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베이징 외교가는 양국이 새 리더십을 맞아 적극적인 협력을 모색하지만, 동시에 할 말을 하면서 대치하는 ‘강온 양면전략’을 펼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G2의 관계는 오바마의 표현대로 ‘적이자 동반자’다. 사안에 따라 적이 될 수도 있고 동반자에 큰 의미가 주어질 수도 있다. 핵심 이익을 놓고 팽팽한 대립이 지속되겠지만 중요한 이슈에 대해서는 서로 협력하면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는 양국이 대결과 협력의 갈림길에서 얼마나 균형을 잘 잡아나가느냐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두 슈퍼파워의 관계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지구촌 전체의 질서가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