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의료계 넘어 현직검사까지 외국인 상대 성형브로커도 활개
일부 로비스트 합법화 논란속 부정적인식 때문 합일점 못찾아
‘브로커 검사’로 인해 검찰이 떠들썩하다. 서울 중앙지검 강력부 박모(38) 검사가 자신의 매형이 다니는 법무법인에 사건을 알선해주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직 평검사까지 사건 브로커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자 대한민국에서 ‘브로커 청정지역’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법조계와 의료계에 관례처럼 존재해 온 브로커는 물론, 최근에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성형 알선 브로커, 외국인 취업 알선 브로커, 부동산 브로커까지 활개를 치고 있다. ‘브로커 공화국’이라는 말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법조 브로커는 흔히 ‘사무장’으로 통한다. 소(訴)장 작성 등 변호사의 업무를 보조하는 내근 사무장과 영업을 뛰며 사건 수임을 전담하는 외근 사무장 즉 ‘사건 사무장’이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특히 사건 사무장의 경우 법조 지식보다 얼마나 폭넓은 인맥을 동원할 수 있는지가 능력과 보수를 결정한다. 사건 수임 과정에서 돈이 오가는 건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전했다
의료계에서도 ‘사무장 병원’ 등이 공공연히 존재한다. ‘의사는 그랜저 타고 사무장은 에쿠스를 탄다’라는 말이 농담처럼 떠돈다.
지난달에는 의료인 자격이 없는 임상 병리사 A(52ㆍ여) 씨가 병원을 차리고 의사를 고용해 진료행위를 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A 씨는 건강보험공단 직원에게 무료 진료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건강검진대상 사업장을 소개받는 등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됐다.
환자 알선이 불법이라는 점을 감안, 병원 직원으로 월급을 받으며 환자를 유치하고 커미션을 받는 ‘브로커’도 많다. ‘상근 사무장’과 ‘병원 코디네이터’ 등이 그 예다. 이들은 병원 내에 상주하며 환자를 유치할 때마다 20~30% 정도의 커미션을 받는다.
의사 권모(35) 씨는 “전문적인 상담을 해주고 환자 유치에 도움을 주는 코디네이터는 대형 병원일수록 계륵 같은 존재”라며 “환자 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기 때문에 적자를 면하려면 어쩔 수 없는 상황도 한몫한다”고 토로했다. 특히 최근 들어 성형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의료 관광객이 늘면서 이들을 소개하고 커미션을 받는 불법 브로커도 늘고 있다. 정부는 부작용을 우려, 무자격 불법 브로커를 통해 의료관광객을 유치한 병원의 의료기관 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최근 입법 예고한 바 있다.
부동산 매매도 브로커의 활동무대 중 하나다. 지난달 울산에서는 부동산 감정가액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과다한 액수의 대출을 받게 해주고 억대의 수수료를 챙긴 브로커가 구속되기도 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취업을 알선하는 브로커들은 외국인들에게 접근, 불필요하게 이직을 강권하는 등 피해를 낳고 있다.
‘브로커’로 인한 불법 뇌물수수, 부정부패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를 때마다 ‘로비스트 합법화’ 주장이 일지만 여전히 사회적 합일점은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변호사협회 관계자는 “학연과 지연 중심인 우리 사회의 특성상 로비스트를 합법화하면 오히려 제도 자체가 변질될 우려가 있어 로비스트 합법화에는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유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