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기자]내연 관계인 남자를 살해한 후 동반자살하려던 것으로 꾸민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A(42ㆍ여) 씨는 17년 전인 25살 때 같은 직장을 다니면서 알게 된 B(49ㆍ당시 32살) 씨와 최근까지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그러나 B 씨는 이미 결혼해 자녀까지 두고 있던 유부남이었다.
B 씨는 지난 8월 중순 다니던 직장에서 실직하자 집을 나와 A 씨와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다. 대출을 받아 마련한 돈으로 태국으로 여행을 다녀오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B 씨가 집에 전화를 하거나 딸과 통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A 씨의 질투심이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특히 B 씨가 A 씨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가정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하자 A 씨는 B 씨를 살해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지난달 30일 오후 8시께 이들은 서울 구의동의 음식점에서 술을 마신 뒤 근처 모텔로 갔다. 만취한 B 씨가 잠이 들자 A 씨는 B 씨의 양 손과 양 다리를 청테이프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이어 준비한 도구로 목을 졸라 B 씨를 살해했다.
B 씨가 죽은 것을 확인한 뒤 A 씨는 동반 자살을 시도한 것처럼 미리 준비한 농약을 입에 머금었다 내뱉은 후 곧바로 모텔 카운터로 전화를 걸어 “내가 거동할 수 없으니 119를 불러주세요”라고 말했다.
A 씨는 “B 씨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함께 죽을 수밖에 없다. 할 수 없이 마지막 선택을 한 것이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도 남겼다.
그러나 경찰은 숨진 B 씨의 혈액에서 농약이 검출되지 않았고 목에서 상처가 발견된 데다 A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어 A 씨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헤어지자는 애인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살인)로 A 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죽은 무속인의 영혼이 몸에 들어와 ‘그 사람을 먼저보내고 너도 약을 먹어라’라고 애원해 죽인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딸과 전화하는 것을 못 견딜 정도로 집착해 일어난 범죄”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