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각계로 퍼진 로또 신조어
2002년 12월 국내에서 시작된 ‘로또(lotto)’는 주택복권 올림픽복권 등 다른 복권과 달리 최고 당첨금액의 제한이 없어 론칭 초기 국민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누렸다. 특히 여러 차례 당첨자를 내지 못해 이월 당첨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으면서 ‘로또계’ ‘로또공화국’ ‘로또팰리스’ 등의 신조어를 유행시켰다.
로또와 함께 시작된 것이 바로 ‘로또계’. 적게는 수명에서 많게는 수십명의 계원이 일정 금액씩을 내고 여러 개의 로또를 사, 이 중 하나라도 1등을 포함한 일정 등수에 당첨되면 상금을 나눠갖는 계(契)다. 꾸준히 로또에 도전할 수 있고, 당첨 확률도 높아져서 초기부터 직장 등에서 ‘로또계’를 결성하는 사람들까지 생겼다.
이렇게 로또를 위해 계까지 만드는 등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았고, 로또를 추첨하는 매주 토요일에는 판매점마다 로또를 사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이 같은 사회 현상에 빠진 우리나라를 언론 등에서는 ‘로또공화국’이라고 꼬집었다.
로또 출범 초기 누가 1등에 당첨됐는지가 세간의 관심이었다. 언론은 1등 당첨자의 행보를 낱낱이 보도했고, 대부분 당첨자는 당첨금을 받아 서울 강남의 최고급 아파트인 도곡동 타워팰리스로 이사 갔다. 때문에 사람들은 타워팰리스를 ‘로또팰리스’라고 불렀다. ‘로또공화국’ ‘로또팰리스’, 두 단어는 로또 론칭 이듬해인 2003년 발간된 국립국어원 신어 자료집에 수록됐다.
로또는 본래 갖고 있던 복권의 의미를 뛰어넘어, 사람들에게 ‘한탕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면서 사회 각계로 번져 ‘로또수능’ ‘로또분양’ 등 또 다른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로또수능’은 대학입시 수험생 사이에서 구전(口傳)된, 자조 섞인 단어다.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 난이도가 해마다 들쑥날쑥하면서, 잘하는 영역이나 과목이 어렵게 출제돼 표준점수나 등급이 높아지는 것을 수험생들은 ‘로또 맞았다’고 불렀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로또분양’이라는 단어도 관심을 끌고 있다. 낮게 분양받았던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분양자들이 이를 되팔아 상당한 양도차익을 취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지금은 가격이 많이 떨어졌지만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의 경우 대부분 아파트에 분양가만큼 웃돈이 붙으며 ‘로또 판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스포츠계에서는 로또가 ‘행운’의 의미로 통용된다. 야구나 축구에서 갑자기 터지는 홈런이나 종료 직전 터지는 골을 두고 ‘뜬금포’나 ‘버저비터’ 대신 ‘로또포’나 ‘로또골’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
신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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