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요즘 여의도 국회는 섭섭하다. 대선을 앞두고 국민들과 언론의 관심이 모두 원내 밖으로 쏠려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노력을 해도 도무지 빛이 안나는’ 대선 정국을 맞이한 여의도는 꽤나 풀이 죽은 모습이다.

저녁에 단일화 회동이 예고돼있던 지난 6일에는 최근 부쩍 떨어진 언론의 관심이 여야 원내회의장에 여실히 드러났다.

민주통합당은 아침에 예정됐던 원내대책회의가 기자들의 무관심 속에 무산될 뻔했다. 원내대책회의는 주요 국회현안을 다루는 회의다. 대부분의 기자들이 단일화 협상 취재를 준비하기 위해 일찍이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그날 행보를 쫓아가서다. 텅빈 기자석을 채우기 위해 당직자들이 부리나케 일부 기자들에게 취재를 요청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졌다. 다행히 이날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새누리당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9시에 예정돼 있던 원내대책회의 회의장에 이한구 원내대표가 2분 일찍 도착했다. 평소같으면 미리 대기해있던 카메라진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입장했을 터였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를 맞이한 것도 마찬가지로 ‘무관심’이었다. 의원석마저도 텅빈 아무도 없는 회의장을 걸어들어는 이 원내대표의 표정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갸우뚱하는 이 원내대표 주변에 서 있던 당직자들은 “대표님이 조금 일찍 오신 것”이라며 상황을 수습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날 회의 역시 일부 언론의 관심 속에서 조용하게 진행됐다.

한 지역구 재선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원내에 관심이 떨어지는거야 어쩔 수 있겠냐. 솔직한 말로 발언을 해도 기사 한 줄 안나가고 국민들도 원내 활동에 관심이 없다”며 “차라리 지역구에서 선거활동 하는게 대선 이후를 생각하면 훨씬 나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최근 원내 상황을 보면 의원들의 하소연들도 상당부분 이해가 간다. 상대 당의 공세를 적절히 대선판세에 유리하게 조율하고, 대선 본선에서 후보의 뒤를 받쳐줄 각종 민생공약들을 통과시키기 위한 노력들이 모두 이뤄지고 있는 곳이 원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기국회와 예산정국을 맞이한 여의도는 요즘 각 대선 후보의 대리전(戰)으로도 연일 시끄럽다.

환경노동위원회는 MBC 노조장기파업관련 청문회에 대한 야당의 단독 표결을 놓고 새누리당이 “문재인 후보 아들에 대한 특혜채용 의혹에 관한 청문회도 개최해야 한다”며 거세게 맞서고 있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대선 정국의 핫 이슈로 떠오른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을 논의하자는 야당의 요구를 새누리당이 거부하면서 현재 여야의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후보가 원내상황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선거활동에만 열중할 수 있도록 후방지원을 해주는 곳이 대선 정국에서 원내의 역할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며 “대선 승리를 위해 제 할일을 묵묵히 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아니겠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