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강주남 기자]현대차 그룹의 미국내 판매차종 연비 표시 수정 조치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차가 급락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브랜드 가치 하락 등의 악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11월 미국내 판매실적 동향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과거 도요타 사례처럼 브랜드 이미지 실추에 따른 판매 저하 및 집단소송으로 배상금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요인이다.

5일 오전 9시11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5.12% 하락한 20만4000원을 기록 중이다. 기아차는 4.96% 떨어진 5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도 3.33% 내린 26만1500원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는 지난 2일(현지시간)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 2010년 말 이후 판매한 90만대의 차량의 연비 추정치가 과장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현대에서 광고한 연비와 실제 사용시 격차가 발생한다는 고객들의 불만들이 EPA에 접수되면서 착수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대차는 EPA 기준 연비 수치를 벗어났음을 인정하고 잘못된 윈도우 스티커가 붙여진 차량을 구입한 고객들에게 보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 그룹은 미국내 판매차종 연비 표시를 수정하는 조치를 단행키로 했다.연비가 과장됐다는 주장에 대해 EPA와 협의를 거쳐 자발적으로 표시를 수정했고 소비자들에게 연비 차이에 대한 손실액을 배상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현대차 그룹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ㆍ기아차는 미국에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판매한 90만대의 차량에 대한 연비가 평균적으로 5.1% 높게 표기됐다는 점에 대해 사과하고 차량을 구입한 고객에게 1인당 평균 100달러 안팎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며 “사후대책은 고객충성도를 높게 유지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여 2010년 토요타 리콜 사태와 같은 브랜드 가치하락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보상금은 과장광고에 대해 전례 없이 높은 금액으로, 향후 고객이 차량을 보유하는 동안 매년 지급된다”며 “현대ㆍ기아차의 전체 평균 연비도 여전히 상위권으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품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신 연구원에 따르면 보상금액은 현대ㆍ기아차 합산 연간 9000만달러(약 1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번 사건의 매끄러운 해결과정을 통해 현대·기아차의 미국판매 성장세는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현대차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3만원을 유지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비 오차 범위가 3% 수준으로 신뢰성을 심하게 훼손시킬 정도는 아니다”며 “또 안전과 관련된 리콜이아니어서 지난 2009년 이후 토요타의 대규모 리콜과 비교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김연찬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인한배상금 규모는 제한적이지만 현재 우려되는 사항은 과거 도요타 사례처럼 브랜드 이미지 실추에 따른 판매 저하 및 집단소송으로 배상금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남경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거의 모든 차량에 대해연비 과장 문제가 제기됐다”며 “브랜드 인지도의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남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그간 고연비, 합리적 가격을 판매 전략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판매에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제가 된 차종은 2010년 말 이후 판매된 소울 등 13개 차종이다. 작년과 올해 이들 차량의 미국 시장 판매 비중은 현대차가 50.0%, 기아차는 37.1%다.

그는 “이번 연비 과장 광고 사태는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수익 하락 규모가 확정되면 수익 추정치와 목표주가를 하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배상금액으로 인한 두 회사의 이익 감소폭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배상규모는 각각 2천181억원, 1천770억원”이라며 “두 회사의 수익을 감안할 때 배상금액의 규모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현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와 판매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고, 주행거리 1만5000마일당 88.03달러의 배상금 (직불카드 지급)을 지급함에 따라 경영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해당 차종들은 지금까지 누적 90만대 이상이 판매되었기 때문에 연간 배상금액은 약 87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미국의 자동차교체주기가 10년 수준임을 감안하면 배상금 지급이 향후 10년간 지속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것.

다만 “현대, 기아차의 연간 영업이익이 각각 9조원, 4.4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연간 배상금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며 “현대, 기아차의 연비하향 폭이 크지 않아 미국시장에서 상품 경쟁력을 약화시키지 않을 것”으로 판단됐다.

이 애널리스트는 “현대, 기아차의 미국시장 대규모리콜 루머가 있었던 지난 11월 1일 주가의 하락 폭이 컸다며 대규모 리콜에 대한 루머로 주가가 조정을 받았지만 자동차업황이 좋지 않은 시점에 연비 하향조정에 대한 우려로 주가의 추가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그는 “배상금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연비하향조정이 현대·기아차 경쟁력을 약화시키진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따라서 이번 이슈로 인해 현대, 기아차의 주가 하락폭이 더욱 확대된다면 단기 관망 후 저가 매수로 접근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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