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분(이희호 여사)을 보니 아직도 마음이 짠하다.”

여든을 넘긴 할머니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한 말이다. 8일 광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2 광주국제영화제’ 개막식의 주인공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었다.

이 이사장은 ‘부러진 화살’ 정지영 감독과 중국의 시에페이(Xie Fei) 감독에게 영화제 최고상인 ‘김대중 노벨평화상’을 수여하기 위해 참석했다. 얼마 전 91세 생신을 맞았던 이 이사장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축사를 마쳤다.

이날 행사에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부인 김정숙 여사, 그리고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아내 김미경 교수도 함께 참석했다. 하지만 광주시민들은 대선주자들 못지않게 이 이사장에게도 뜨거운 관심과 박수를 보냈다. 몇몇 중장년 관람객들은 이 이사장을 보자 눈시울을 적시며 감개무량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호남에서 ‘DJ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 대목이었다. 새누리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호남 표를 위해) 이희호 여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농담 섞인 말이 돌기도 했다.

문 후보와 김 교수는 이 이사장의 마음을 얻기 위해 ‘구애 경쟁’을 펼쳤다. 축사에서 문 후보와 김 교수는 “각별히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김 전 대통령과 이 여사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단일화 시한이 다가올수록 양측의 호남 쟁탈전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있는 이 이사장을 향한 문 후보와 안 후보의 ‘구애작전’도 주요한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