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인도네시아)=홍길용 기자]이명박 대통령이 2차 세계대전 중 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인권유린에 대해 당사국의 솔직한 반성을 촉구했다. 다자간 외교가 이뤄지는 국제 공식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직접 위안부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사실상 일본을 정면 겨냥해 직설적으로 반성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발언의 강도도 지난 8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뒤이은 과거사 문제제기 이후 가장 높은 수위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개선을 촉구하고 참가국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8일 오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5차 민주주의포럼에서 기조연설을 갖고 “동북아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인류 보편의 가치의 입장에 서서 올바른 역사 인식의 바탕 위에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계속 강조해왔다”면서 “ 특히 전시 여성 인권 문제로서 2차 대전 중 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인권 유린에 대해 당사국의 솔직한 반성을 촉구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성숙한 민주국가로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개별 국가의 이해관계를 넘어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것이 오히려 그 나라의 국격을 높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위안부문제에 미온적인 일본정부를 직접 겨냥했다.

이날 발언은 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폐막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한일 총리가 독도문제로 정면충돌한 데 이은 것이다. 아셈에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는 “어떤 일이든 국제법과 평화로운 방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뜻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김황식 국무총리는 “어떤 나라도 다른 국가의 영토와 주권을 침해하거나 역사적 정의를 왜곡할 목적으로 국제법 절차와 법치주의를 남용해서는 안된다”고 맞받아쳤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 앞서 인도네시아의 한 언론과 가진 서면인터뷰에서도 “인권과 자유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인권문제는 5차 발리 민주주의 포럼의 핵심 의제의 하나”라면서 “2차 대전중 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인권 유린에 대한 역사인식과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임기 중 가장 기억에 일에 남는 일에 대해, 미국과 유럽에서 일어난 두 번의 경제위기를 극복해 국가신용등급이 상향된 일과, 무역규모 1조 달러 달성 및 세계 7번째 20-50클럽(국민소득 2만 달러-인구 5000만명) 가입을 꼽았다. 또 G20와 핵안보 정상회의 개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환경분야 세계은행 격이 될 녹색기후기금(GCF) 유치도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인 성과로 평가했다.

홍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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