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던대로 차분하게 하면 된다." - "밋밋하게 가면 필패다."
야권단일화 협상이 첫 만남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등 급물살을 타자, 새누리당이 크게 당황하고 있다. 앞으로 ’새정치공동선언’→’야권 TV토론회’→’단일화 여론조사 또는 담판’→’단일화’등 여론의 주목을 흡수할 그림에 대응할 카드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야권 단일화 성사 시점에 맞춰, 파격적인 ‘빅(big)카드’를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겉으로는 야권단일화가 예상됐던만큼,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두 야권 후보가 단일화 작업에 집중하는 동안, 박근혜 후보는 민생을 책임질만한 ‘준비된 대통령’임을 강조하는데 포커스를 맞춘다는 것이다. 그동안 박 후보가 글로벌 경제위기와 한국의 저성장 쇼크를 강조하며, 불황기 표심을 겨냥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박 후보 캠프 한 관계자는 “국제정세, 정치쇄신, 경제위기 등 시급한 현안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새누리당은 두 야권 후보의 단일화 과정 자체가 ‘민생과 무관한 정치야합’이라는데 집중공세를 퍼붓고 있다. 박 후보는 집권준비, 야권의 야합이라는 구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날 안형환 선대위 대변인도 야권의 공동합의문에 대해 “대선 승리라는 정치적 목표를 위한 밀실에서의 야합을 포장하는 미사여구의 나열”이라며 “이들의 만남은 1위 후보를 꺾기 위한 2, 3위 후보의 밀실 정략 회의에 불과하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단일화의 파괴력을 무시하다가는 이회창 후보가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한 노무현 후보에게 패한 2002년 대선처럼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박 후보가 자신을 내려놓는 파격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고는 단일화 시너지 효과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어제 발표한 정치쇄신안 1탄은 생각보다 파급력이 약했다”며 “앞으로 더 이목을 끌만한 내용을 내놓지 않으면, 야권 이슈에 함몰되고 만다. 박 후보의 파격적인 변신과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전 대표도 “새누리당은 지금 이대로 가면 대선에서 이긴다고 판단하고, 전략을 세우고 있다”면서 “이렇게 밋밋한 전략으로 가면, 2002년 이회창 때처럼 실패할 수 있다”고 일갈했다. 야권 단일화로 인한 효과 예측이 어려운 만큼, 안주하지 말고 파격적인 액션을 통해 지지율을 적극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캠프 일각에서는 ‘최후의 한방’을 위한 카드 마련에 부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야권단일화가 이뤄지는 극적인 순간에 맞춘 대응카드를 고심 중이다. 핵심은 중도층 포괄하는 명망 있는 인물 영입 또는 박 후보의 특권 내려놓기 등이 거론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가장 공을 들여온 경제민주화 정책도 극적인 순간에 발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경제민주화 관련, 파격적인 빅카드를 박 후보에게 제시했고, 이를 두고 박 후보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외 단일화 이슈에 잠식되지 않고, 꾸준히 효과를 얻어온 ‘여성대통령론’도 쭉 밀어부칠 방침이다.
선대위 한 관계자는 “실제로 여성 대통령론이 꽤 잘 통했다는 내부 평가가 있다. 엄청난 지지율 상승을 가져온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40대 여성층에서 지지율 제고가 있었다고 판단한다”며 “마지막까지 박 후보가 뚜렷하게 차별화하며 끌고 갈 수 있는 이슈임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후보도 7일 여성유권자의 표심잡기 행보를 이어갔다. 이날 오후 ‘한국여성유권자연맹 해피바이러스 콘서트’에 참석해 여성유권자연맹과 스킨십을 가진 박 후보는 이후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박근혜-김성주의 걸투(Girl Two) 콘서트’를 갖고, 400여 명 여대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조민선 손미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