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 기자]국내 항공사고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냈던 김해 돗대산 중국민항기 추락사건의 희생자 113명의 유골이 10년여 만에 납골당에 안치된다. 김해 중국항공기사고 대책위원회(구대화 위원장)는 중국측 항공사인 국제항공공사(CA)와 10년이 넘도록 진행된 협의를 끝내고 희생자들의 유골을 김해시 상동면 묵방리의 희생자 추모공원 인근 납골당에 안치한다고 25일 밝혔다.

창원 한마음병원에 임시 보관된 희생자들의 유골 113기는 2개의 유골함에 나뉘어 담겨 오는 27일 안장된 예정이다. 항공기 추락 당시 충격으로 심하게 훼손돼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희생자들의 시신은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화장돼 나무 유골함에 모셔진다. 이로써 중국 민항기 추락사고의 희생자들은 2002년 사고 발생 이후 10년 6개월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영원한 안식에 들게된 셈이다.

희생자 유족들로 이뤄진 대책위원회는 수억 원의 유골 보관비용을 CA측에서 부담하고, 유족들은 김해에 있는 대책위 사무실을 비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2009년 대법원에서 희생자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이 종결된 이후, 장기간 유골 안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지만 이번 협상타결로 10년 넘도록 끌어온 사고수습이 모두 매듭지어졌다.

그동안 CA측과 협상을 진행해온 구대환 대책위 위원장은 “외국 항공기의 조종사 과실로 국내에서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국민을 보호해 주지 않아 안타까웠다”며 “정신 치료와 법적 대응 모두를 유족에게만 맡겨놓아 지난 10년간 유족들이 무척이나 힘들었다”고 그간의 심경을 토로했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희생자 유골을 임시 안치해온 한마음병원 장례식장 김호진 대표는 “중국항공사와 유족들이 많이 노력해 합의가 이뤄졌다”며 “10년 넘는 시간이 걸렸지만 늦게나마 유골을 봉안당에 모시게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한편 2002년 4월 15일 중국 베이징을 떠난 CA 소속 129편 여객기가 김해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착륙을 시도하다 인근 김해 돗대산 정상에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129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다. 이후 사고 수습과정에서 유족과 CA 측의 법정공방이 길어진 탓에 희생자들의 유골은 10년이 넘도록 어두운 병원 안치실에 머물러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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