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18대 대선이 두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주자들의 TV 토론회 셈법도 빨라지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TV에 나와 ‘맞장 토론’을 벌이자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압박하고 있고, 박 후보는 ‘내가 왜...’하며 한 발 빼고 있다. 유력 대선후보 3자의 TV토론이 불발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여기엔 박 후보의 고심이 묻어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객관적으로도 불리하다. 박 후보측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불공정 게임”이다.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야권단일화가 공공연한 사실이 되는 상황에서 3자 대결은 ‘가상의 대선주자’(단일화 과정에서 후보직을 사퇴하는 사람)가 합세해 박 후보를 집중 공격할 게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은 이와관련 “TV토론은 얼마든지 환영”이라면서도 “단,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를 공언한 만큼 두 분이 단일화해서 한 분만 나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 관계자도 “지금으로선 3자 TV토론은 불공정 게임이 될 수 뿐이 없다”며 “단일화를 전제로 한 상황에서 TV 토론 시간도 기계적으로 나눌 것이 뻔한데, 그렇게 되면 결국 야권이 박 후보보다 두 배 많은 기회를 얻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관하는 공식 TV토론에 대한 박 후보측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자칫 잘못 하면 TV 토론 이후에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희, 심상정 후보까지 포함된다면 4대1구도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TV토론이 이뤄지게 되면 박 후보 한 명이 다수의 주자들과 싸워야 한다”며 “박(朴)대 반박(反朴) 구도에선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물론 다른 소수 후보들까지 일제히 가세해 박 후보를 공격할 게 뻔하지 않냐”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대선후보들에 대한 이미지도 박 후보가 TV 토론에 선뜻 응하지 못하게 한다는 분석도 있다. TV 토론이 정책 대결 보다 이미지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여기엔 ‘안철수 현상’이라 불릴 만큼 안 후보의 인기가 높은 상황에서 안 후보의 화술까지 겹치게 되면 이미지 싸움에서도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예전에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안 후보는 어눌하지만 자기 할 말은 다하는 모습, 문 후보는 말은 잘못 하지만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준다”며 “안 후보는 아무리 잘못해도 그냥 넘겨주는 분위기이지만, 박 후보가 혹시 하나라도 잘못하면 그걸 고이 봐주겠냐”고 반문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에대해 “TV토론이 주는 효과가 엄청난 만큼,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