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제가 죄를 짓고 형을 살고 있었다지만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는데 장례식장마저 못 가게 한 것은 너무 한 것 아닙니까.”

2011년 마약사범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해 성동구치소에서 복역 중이던 A(여ㆍ35) 씨는 지난 8월 23일을 잊지 못한다. 구치소에서 복역 중인 자신을 돌보던 아버지(74)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한 것. 사흘 전 여느 월요일처럼 구치소를 찾아 면회왔던 아버지였기에 충격과 안타까움이 더 컸다.

“‘아버지가 매주 월요일마다 오니 한 달에 5번뿐인 면회기회가 다 차 친구들도 못 온다. 이제 좀 그만오라’고 타박했는데, 그게 마지막 모습이었다니, 정말….” A 씨는 울먹였다.

부친이 작고한 당일 가족들은 A 씨가 장례식에 올 수 있도록 귀휴(수용자가 일시적으로 집에 돌아가는 것)를 신청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률 77조 2항에 따른 것이다. 이 법에 따르면 구치소장은 가족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 사망 시 형기를 얼마나 마쳤는가에 상관없이 5일 이내의 특별 귀휴를 허가할 수 있게 돼 있다. 더욱이 A 씨는 1년여 형기를 거의 다 채우고 잔여형기가 40여일밖에 남아있지 않은 터였다.

하지만 A 씨 가족에게는 ‘A 씨가 마약 사범이라 귀휴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마약을 숨겨 들어오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는 것. 때문에 A 씨는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성동 구치소 관계자는 “명문화된 규정은 없지만, 통상적으로 마약사범의 경우 마약을 물에 녹여 옷에 적셔 반입을 시도하거나 도주, 혹은 귀휴 중 마약에 손대는 경우가 있어 귀휴 허가가 거의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법조계 인사는 “마약, 조직폭력 사범은 특별 관리한다는 말 외에 명문화된 규정이 없어 문제가 된다”면서도 “하지만 부친 장례식에 참석도 못하게 한 건 지나치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A 씨의 진정을 접수하고 아버지 장례식에 귀휴을 불허하게 된 배경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