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3분기 실적 하향세 불구 증권사 투자의견 ‘매도’는 없어 목표주가 하향에도 ‘매수’ 고집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또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시장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앞날을 내다보기 힘든 때일수록 투자자들은 ‘전문가’를 찾는다. 문제는 전문가의 분석과 전망이 자주 엇나간다는 데 있다.
특히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종목 보고서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3분기 어닝 리스크가 커지면서 올해 상장사들의 이익전망치 하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데도, 국내 증권사의 투자의견 ‘매도’는 하반기 들어 한 건도 없다.
기대수익을 낮추라는 메시지와도 같은 목표주가 하향에도 투자의견은 종전을 유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10월 들어 목표주가를 하향한 28개 보고서 가운데 투자의견 하향은 1건으로, 삼성증권이 4일 서울반도체의 목표주가를 2만9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하향하며 투자의견을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내린 것이 유일하다.
목표주가를 30% 이상 하향하면서도 투자의견을 ‘매수’로 고집하기도 한다.
한국투자증권은 8일 원익IPS의 목표주가를 1만1500원에서 6600원으로 42.61%나 내렸지만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이 증권사는 이날 반도체 장비 업황에 대한 보고서에서 유진테크와 이오테크닉스 등의 목표가도 3분기 실적 부진을 반영해 각각 39.26%와 35.00% 하향했으나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했다.
보고서에선 목표주가 하향의 이유로, 4분기까지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등 주력 고객사의 투자 감축세로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고 내년 실적에 대한 우려감도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게다가 ‘단기적 주가 매력도가 낮고(유진테크), 당분간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원익IPS)’고도 덧붙였다. ‘사야 할’ 종목이라기보다는 ‘사지 말아야 할’ 종목 분석인데도, 투자의견은 ‘매수’다.
국내 증권사가 종목에 대한 부정적 투자의견을 내놓지 않다 보니, 같은 종목에 대해 외국계 리서치하우스와 정반대의 의견을 보이기도 한다.
태양광업체인 OCI에 대해 미래에셋증권은 ‘매수’를, 노무라금융투자는 ‘매도’의 투자의견을 냈다.
미래에셋은 5일 태양광 업황 회복이 더뎌지고 있는 점을 들어 목표가를 32만원에서 26만원으로 하향했으나, 올 하반기를 저점으로 내년 상반기 회복세 진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투자의견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노무라 측은 “폴리실리콘의 고객들은 사용이 주는 반면, 생산자들이 산출량을 충분히 줄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OCI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2014년까지 2~5%로 예상하며, OCI의 현재 평가액의 12개월 이후 예상 장부가치인 1.3배는 지속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목표가도 미래에셋의 절반인 13만원으로 제시했다.
목표주가나 투자의견에 대해 투자자가 느끼는 괴리뿐 아니라 실적 전망에 대한 괴리도 간과할 수 없다.
실제 3분기 어닝시즌을 연 대장주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추정치 발표 하루 전까지 영업이익 8조원대 진입에 대해 예측한 증권사는 60여개가 넘는 증권사 가운데 KDB대우증권과 하이투자증권 단 두 곳에 불과했다. 이 두 증권사는 8조1000억원이었던 실적 추정치보다 소폭 낮은 8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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